
BTS 완전체 복귀를 알리는 첫 무대가 된 이번 공연은 약 60분 동안 진행됐으며 신곡과 기존 히트곡을 교차 배치한 세트리스트로 구성됐다. ‘Body to Body’, ‘Hooligan’, ‘2.0’ 등 신보 수록곡으로 시작된 무대는 ‘Butter’, ‘MIC Drop’, ‘Dynamite’ 등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대표곡으로 이어지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뒤 앵콜곡 ‘소우주’로 마무리했다. 오랜 공백 이후 완전체로 돌아온 자리인 만큼 팀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보여주는 방향으로 짜인 세트리스트로 보인다.
무대 연출은 공간 자체를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를 바탕으로 설계됐다. 경복궁에서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등장한 뒤 광장 북측 무대를 중심으로 공연이 이어졌고, 한국의 상징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한 구성은 이번 무대의 시각적 특징을 분명히 드러냈다. 역사적 공간과 대형 공연을 결합한 형식으로 기존 K-팝 공연과는 다른 접근을 시도한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획 의도가 실제 공연 체감으로까지 충분히 구현됐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광화문 광장을 전면에 내세운 구성과 달리 공연 전반에서 공간 고유의 장점이 뚜렷하게 드러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경복궁을 배경으로 한 무대 역시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데 그치며 장소 활용 효과가 기대만큼 선명하게 체감되지 않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굳이 이 장소여야만 했는지’를 공연만으로 온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처럼 중계 화면에서 느껴지는 아쉬움과 달리 현장은 아직 쌀쌀한 봄 날씨를 잊게 할 만큼 팬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멤버들 역시 긴 시간 잊지 않고 자신들을 기다려 준 팬덤 아미(ARMY)를 향해 그간의 고민과 성장을 직접 언급하며 감사와 미안함이 뒤섞인 진심을 전했다.
제이홉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조금은 잊히지 않을까’, ‘여러분들이 계속 기억해주실까’라는 고민도 있었다. 그런 고민을 통해서 이렇게 다시 서게 됐다”고 언급했다. RM 역시 “전환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어떤 작업자로 남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스스로한테 물어봤다”라며 “답은 안에 있더라. 스스로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 보고 고민이나 불안, 방황까지 스스럼 없이 담아내는 것, 그게 이번 방탄소년단 앨범에 담아내고자 했던 목표였다”라고 설명했다.
슈가는 “멈춰있던 시간 동안 우리가 지킬 것은 뭔가, 변화해야 할 것은 뭔가 고민했다. 아직도 확신할 수 없고 불안하긴 하지만 이런 감정도 우리의 감정이고, 곧 우리 자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지민은 “저희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여러분과 똑같이 매번 두렵고, 이번 무대를 준비하면서도 항상 두려웠지만 그런 마음까지 담아서 저희가 다 같이 ‘킵 스위밍’하면 언젠간 해답을 찾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규모의 체감은 사전 기대와 간극을 보였다. 사전에는 최대 26만 명 규모의 인파가 몰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며 대규모 인력과 통제 계획이 가동됐지만 실제 현장 집계가 그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서다.
경찰과 서울시에 따르면 공연 시작 시점 기준 광화문 일대 인파는 약 4만 명(주최 측 추산 약 10만 4000명) 수준이었다. BTS라는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그룹의 완전체 복귀라는 상징성과 이벤트 규모를 감안하면 이번 수치는 기대와 다른 양상으로 받아들여지며 공연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는 배경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한편 이날 공연은 BTS의 정규 5집 ‘아리랑’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3월 20일 발매된 타이틀 곡인 ‘SWIM’(스윔)을 비롯해 총 14곡이 수록된 앨범은 멤버들이 곡 작업에 참여해 전체적인 방향을 잡는 데 모두가 머리를 맞댔다고 한다. 각자의 시간을 넘어 하나의 온전한 서사로 나아가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앨범은 완전체로 다시 모인 이들의 현재를 반영한 결과물로 읽힌다.
완전체로 컴백한 BTS는 오는 4월 9일 고양종합운동장 공연을 시작으로 월드투어에 돌입해 전 세계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투어는 전 세계 34개 도시에서 총 82회에 걸쳐 진행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