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증가하면서 경찰의 불송치 결정 역시 함께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가 주로 가정 내에서 은밀하게 발생해 증거 확보가 어렵고, 피해 아동의 진술 역시 연령과 상황에 따라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한계로 인해 반복 신고아동에 대한 보호 체계와 초기 대응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 해당 아동에게 과거 학대 의심 신고 이력이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 커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5년 12월 의료진은 A 군의 귀·고막 출혈과 얼굴 멍 등을 근거로 학대를 의심해 신고했지만, 당시 경찰은 부모 측의 “귀를 파다 다쳤다”는 취지의 설명 등을 토대로 중대한 학대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건이 종결 처리되면서 결과적으로 아이를 보호할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처럼 아동학대 사건의 불송치 결정은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4월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 의심 신고 사건에 대한 경찰의 불송치 결정 건수는 △2021년 1233건 △2022년 1735건 △2023년 2399건 △2024년 2488건 △2025년 2854건으로 최근 5년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의심 신고 자체가 늘어난 점도 불송치 증가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아동학대 신고 접수 건수는 5만 242건으로 전년 대비 1720건(3.5%) 늘었다. 반면 신고가 접수된 사례 가운데 실제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2만 4492건으로, 전년 대비 1247건(4.8%) 줄었다. 아동권리보장원 관계자는 “아동학대 신고 인식이 개선됐고 부모·아동 스스로 신고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등 아동학대 신고 자체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신고 건수 증가만으로 경찰의 불송치 결정 증가 현상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특히 아동학대 사건 특성상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핵심 증거 확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정 내에서 은밀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피해 아동의 연령이 어린 경우가 많아 초기 진술과 물증 확보가 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형사법 전문가인 강유진 법무법인 인의로 변호사는 “아동학대 사건 역시 형법상 폭행·상해죄와 마찬가지로 명확한 혐의 입증이 필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 확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특히 정서적 학대의 경우 피해 아동의 구체적 진술이 중요한데, 연령이 어리거나 진술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사실관계를 특정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어 결국 불송치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초기 대응 지연으로 핵심 증거 확보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제기된 사례도 있다. 2021년 서울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정서적 학대 사건에서는 경찰이 신고 접수 약 두 달 뒤에야 증거 수집에 나서면서 사건 발생 당시의 CCTV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피의자와 참고인 조사 역시 수개월 뒤 진행됐으며 경찰은 해당 사건을 증거불충분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아동학대 전담 수사 체계의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아동학대 사건은 피해 아동의 심리 상태와 진술 특성 등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담 수사관에게는 전문성과 감수성이 모두 중요하다”며 “아직 현장에서는 이 부분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이철 교수는 “학대 신고 후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가 중요하다”며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 학대나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선제적인 긴급 분리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반복 신고 이력이 있는 아동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이나 혐의 없음 등으로 사건 종결이 이뤄졌더라도 일정 기간 위험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강유진 변호사는 “지방자치단체의 아동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사후 점검 체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보호자 대상 교육이나 상담, 가정 상황 확인 등이 병행돼야 재학대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