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이소영 민주당 의원,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명됐다.
신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은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은 이원주 기후에너지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이 임명됐다.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으로는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위촉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2년 차 인적쇄신을 통해 국정동력을 다시 끌어올린다는 차원으로 해석됐다. 또한 범여권 인사를 두루 발탁해 진보진영 통합을 다지겠다는 포석도 읽혔다. 그동안 진보진영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보수 출신 인사들을 중용한 것에 대해 불만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기대했던 개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부호를 단다. 몇몇 후보자들이 잡음에 휩싸이면서다. 초반 집중포화는 용혜인 후보자에 쏠린 양상이었다(관련기사 금배지 못 놓는 이유가…용혜인 성평등장관 후보자 지상청문회).
국민의힘에선 김승원 후보자로 점차 전선을 옮기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본인 사건의 공소취소를 실행하기 위해 김 후보자를 장관에 앉히려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용 후보자는 진보진영에서조차 비토 기류가 강하다. 굳이 우리가 나설 필요도 없다. 김승원 후보자에게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귀띔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김승원 후보자를 지키기 위해서 용 후보자를 방패용으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내에서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주장한 의원 모임인 ‘공취모’ 공동대표를 맡은 인물이다. 민주당이 추진한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검법’ 공동 발의에도 참여했다. 지난 1월 민주당 경기지역 국회의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은 내란우두머리 윤석열의 정치보복으로 자행된 정치검찰의 조작기소로 없는 죄를 뒤집어쓰게 됐다”며 “대통령 관련 모든 사건은 즉각 공소취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9월 3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출근길에 “법적으로 개별 사건의 공소 유지는 공판 검사의 권한”이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공소취소에 대한 직접적인 권한도 없고, 검찰총장을 통해 검찰에 지휘할 생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간 이 대통령 공소취소를 주장했던 것에 대해서는 “불법적인 수사에 의해 조작된 기소가 됐다면, 국가에서 그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국민의 입장을 국회의원으로서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여권에선 김 후보자가 공소취소를 밀어붙이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루긴 한다. 김 후보자를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법사위에서 오래 활약했고 공취모에 공동대표를 맡아 강경파라고 분류가 되지만, 온건파라고 볼 수 있다”며 “판사 출신으로 기소청과 중수청 출범 준비를 책임지는 실무형 장관으로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검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사건을 집중 겨누고 나섰다. 인사청문회에서도 최대 뇌관이 될 전망이다. 2021년 당시 초선 의원이었던 김 후보자는 브로커 양 아무개 씨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약사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챙겨달라고 청탁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2025년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 내렸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사유를 고려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이다. 따라서 법원의 심리를 거친 유죄 판결이나 확정된 범죄 사실은 아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제넨셀은 김승원 덕분에 ‘쥐도 피 토해 죽는 약’으로 수십억 원을 벌었고, 그 이상으로 투자 피해자, 주가 등락으로 인한 피해자가 속출했는데 그 사기극에 김 의원이 핵심 역할을 한 것”이라며 “김 후보자는 청문회가 아니라 신약 로비에 대한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검찰이 2021년부터 3년간 10여 명의 검사를 동원해 강도 높은 수사를 했음에도 불기소 처분을 했다”며 “이유는 부정한 청탁이라고 보기 어렵다, 승인 과정에서 특혜나 편의 제공, 절차 생략과 같은 부정한 일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지자 김 후보자는 처분 취소를 위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치료제 청탁 의혹 관련해 김 후보자가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포착되며 논란을 더했다. “관련 사건에 대해 법원마저 알선 대가성을 부정했는데, 검찰은 김승원 의원에게만 기소유예 처분을 남겼다는 것이 헌법소원의 핵심 주장”이라는 내용이었다. “송구합니다”라는 사과의 말도 있었다. 이에 한동훈 의원은 “서영교 위원장에게 매달린다고 불법 청탁 팩트와 물증이 사라지나”라고 꼬집었다.
서영교 위원장은 9월 4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 인터뷰에서 “(김 후보자가) 3년 동안 아무 말도 못하고 검사가 11명이 투입돼 수도 없이 압수수색 당했을 것이고, 그래서 그런 문자도 나왔을 것”이라며 “내용을 보면 이건 그냥 정치인들의 행위 중 하나”라고 옹호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개각에서 김 전 실장 사퇴를 함께 발표하면 문책성 교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이에 김 전 실장이 사의를 밝히고, 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사퇴 배경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으로 빚어진 여론 악화가 꼽힌다. 여권에서조차 김 전 실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가 곳곳에서 나왔었다. 여기에 야권에서는 김 전 실장의 미래에셋 로비 의혹까지 제기했다. 나경원 의원은 김용범 전 실장 및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아들이 ETF 운용사인 미래에셋에 재직 중이며, 이 회사가 레버리지 ETF 도입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대표는 “김 전 실장이 갑자기 사퇴한 이유가 미래에셋 로비의 꼬리를 밟혔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있다”며 “서둘러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실장이 악착같이 단일종목 ETF를 추진한 이유가 미래에셋이 로비한 결과라면 김 전 실장 사퇴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할 이재명 정권 ETF 게이트”라고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정부 인사 논란에 대한 공세는 국민의힘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범여권인 조국혁신당에서도 비판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임명희 대변인은 “관치금융 실패를 책임지고 김 전 실장이 물러났다. 늦었지만 정부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며 “김 전 실장 사퇴로 정리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동반 퇴진을 요구했다.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최근 이재명 정부를 향해 ‘레드팀’을 자처하고 나섰다. 조 원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조작기소를 이유로 공소취소를 하려면 조작기소가 확인돼야 한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취소를 밀어붙인다면, 정치적, 법적으로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윤석열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유죄판결에 환영했다”며 “대법원 법리가 다시 뒤집어지지 않는 한 이 대통령 임기 후 재개될 2심 재판에서 유죄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JTBC 인터뷰에서는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레드팀 역할을 정확히 하는 게 나와 조국혁신당의 역할”이라며 “잘못 가는 건 잘못 간다고 얘기하는 것, 앞으로도 그 역할을 포기할 생각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친명계’는 발끈하고 나섰다. 박선원 최고위원은 “동지 언어일 수 없다”며 “무엇이 그리 맺혔나. 배은망덕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도 자신의 SNS에 “여기도 또 자다가 봉창 때리는 분이 계신다”며 “영특하셨던 분이 왜 이러시는지 답답하다. 좋았던 조국으로 돌아오라”고 충고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부산·울산·경남의 ‘잘못하고 있다’ 응답이 각각 57%로 가장 높았다. 서울은 부동산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응답자들이 직무수행 부정평가하는 이유로 ‘부동산 정책’과 ‘경제·민생’이 각각 23%와 11%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인사’가 9%로 뒤를 이었다. 개각이 오히려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이 수치로 나타난 셈이다(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앞서 여권 관계자는 “인사청문회까지는 앞으로 2주가 더 남았다. 그때까지 의혹과 논란은 계속 터져 나올 것이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이나 친청계에서는 전당대회 앙금이 남아 있다. 이들이 대통령 직무수행에 부정평가 응답을 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당분간 대통령 지지율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