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명경 상무가 28일 삼성특검에 출두하고있다. | ||
삼성전자 회장실 1팀 소속으로 47세 독신여성인 박 상무는 1980년대 후반부터 이 회장을 보필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 회장의 ‘숨은 측근’ 정도로 재계인사들 사이에 소문 나 있던 박 상무가 처음 화제에 오른 것은 지난 2005년 1월 삼성그룹 정기인사 때였다. 박 상무는 당시 오빠인 박명동 상무(무선 전략마케팅팀 담당 임원)와 함께 삼성전자 상무 승진 명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박 상무가 전문대 출신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박 상무에 대한 이 회장의 신임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세간의 궁금증이 더욱 커지게 됐다.
<일요신문> 749호(2006년 9월 24일자)는 ‘박명경 상무는 삼성의 숨은 실력자? 회장님 가는 곳에 그녀도 있었다’ 제하의 보도를 통해 박 상무가 이 회장을 얼마나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지를 공개한 바 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05년 안기부 도청 문건 파문이 불거진 뒤 도피성 논란 속에 9월 4일 한국을 떠나 일본 미국 등에서 153일 동안 체류했던 적이 있다. 당시 박 상무는 2005년 9월 4일 이 회장이 해외로 떠날 때와 이듬해 2월 4일 일본에서 귀국할 당시 이 회장과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의 153일 외유 기간 동안 박 상무의 해외체류 기간은 118일이었다. 반면 이 회장의 핵심측근인 이학수 부회장의 당시 해외일정은 24일, 아들 이재용 전무는 11일에 그쳤다.
박 상무는 지난해 11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공개한 ‘JY(이재용 전무) 유가증권 취득 일자별 현황’에도 이름을 드러낸다. 문건에 따르면 박 상무는 1996년 11월 이재용 전무와 함께 서울통신기술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가 2000년 4월 매각해 엄청난 시세차익을 올리게 된다. 1996년 당시 과장급이었던 박 상무가 삼성 후계자와 함께 주식 재테크에 참여할 수 있었던 배경엔 이 회장의 각별한 신임이 깔려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 상무가 보유한 서울 도곡동 소재 타워팰리스 409㎡(123평)형 아파트 역시 박 상무의 위상을 가늠케 해준다. 박 상무 명의로 된 이 아파트는 타워팰리스 내 ‘펜트하우스’로 불리는 맨 꼭대기 층에 있다. 이 정도 규모의 타워팰리스 아파트를 보유한 인사들은 이학수 부회장과 윤종용 부회장, 김인주 사장 정도다. 이외에도 박 상무는 삼성이 지은 서울 수서동 소재 아파트도 한 채 갖고 있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