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재형저축상품 광고.
은행에서 판매하는 재형저축은 보통 3년간 4% 중반대의 확정이자를 주고, 이후 시장금리에 따라 이자율을 조정한다. 비과세 혜택을 위한 7년간의 납입의무기간 내내 플러스(+)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3년 이후 시중금리가 떨어지면 이자율이 같이 하락하면서 플러스 규모가 줄어드는 게 단점이다.
이와 비교해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재형저축 펀드는 은행보다 초기 일정기간 주어지는 확정수익 조건이 낮다. 대신 시장수익률에 따라 수익 규모가 커지는 게 장점이다. 주가가 오르거나, 채권금리가 떨어질 때(채권가격은 채권금리와 반비례) 재형저축보다 수익이 더 난다. 주가가 떨어지거나 채권금리가 오를 때는 수익이 줄어들고, 심하면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
주식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고,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저금리 기조 정착이란 전제가 맞는다면 재형저축보다는 재형저축 펀드가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급작스런 주가 하락이 나타날 수도 있고, 최근 글로벌 유동성 팽창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채권금리가 오를 위험도 존재한다.
실제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이 연세대학교 통계연구소와 함께 조사한 2002~2012년 10년간 주식시장 실질수익률(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수익률)은 136.12%에 달했지만, 금융위기의 영향력이 컸던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실질수익률은 마이너스(-) 9.66%였다.
재형저축 펀드의 또 다른 변수는 적립식 투자 위험이다. 적립식 투자는 원칙적으로 주가 하락기에는 평균 매입단가 하락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투자원금이 쌓여 목돈이 된 후에는 원금과 수익금 모두가 시장 위험에 노출된다. 이 때문에 어느 정도 수익이 쌓인 후에는 차익 실현이 필요한데, 재형저축 펀드의 비과세 혜택을 위해서는 7년간 이 같은 차익실현을 할 수 없다. 때문에 재형저축 펀드에 가입할 때는 원금손실 위험이 작은 채권형이나, 주식을 일부만 섞은 채권혼합형 상품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재평저축 펀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와 달리 해외주식형 펀드에 부과되던 소득세를 피할 수도 있다. 다만 아무리 세금 혜택이 있더라도 해외펀드 투자는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익 위험이 수익을 깎아먹을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