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서열 11위인 STX그룹(강덕수 회장)의 주력기업인 STX해양조선이 2일 채권단에 자율협약 체결을 신청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STX해양조선은 이날 워크아웃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채권금융기관과의 자율협약을 통한 신속한 경영개선 및 재무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 이날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했다”며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자율협약 약정 체결을 준비 중에 있으며, 워크아웃이 아니다”라고 자율협약 신청 사실을 밝혔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 일요신문 DB
공시후 STX조선해양을 비롯해 STX, STX엔진, STX중공업, STX팬오션 등 계열사 주식은 모두 하한가를 기록했고, 코스피도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재계는 차입을 통해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해온 STX그룹이 글로벌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창립후 최대 위기를 맞이한 게 아니냐며 STX그룹 위기가 몰고올 후폭풍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3시 채권은행들을 소집해 자율협약 체결 여부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자율협약은 워크아웃보다는 강도가 낮지만, 채무상환을 유예해주고 긴급운영자금을 수혈해주는 대신 자산매각과 구조조정 등을 채권단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
재계는 STX조선이 자율협약을 신청할 정도로 STX그룹의 자금난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STX조선은 수주잔고가 159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4위의 조선업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대출금 이자를 연체할 정도로 빚을 내 빚을 갚은 것조차 어려워지면서 결국 채권단에게 SOS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STX조선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403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당기순손실만 7820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그 결과 작년 말 기준으로 STX조선의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12조1970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5000억 원 가까이 늘었다.
STX조선은 현재 3만5000명에 달하는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선박건조와 관련한 협력업체가 1400개에 6만여 명의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어 STX조선이 좌초될 경우 엄청난 쓰나미를 예고하고 있다.
STX조선의 자율협력 체결 및 STX그룹의 향후 행보에 조선업계는 물론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온라인 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