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서열 1위 삼성과 4위 LG가 기술 유출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9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삼성디스플레이 본사 등을 압수수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G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OLED는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로 만들어져 별도의 광원이 필요 없다. 또한 반응속도가 빠른 데다 얇게 만들 수 있어 액정박막표시장치(LCD)를 대체할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린다.
10일 삼성디스플레이 김기남 사장은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시장에서 9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기술 유출을 걱정하지 다른 회사의 기술을 쳐다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측도 “경찰이 LG디스플레이의 협력사 2곳이 기술을 빼냈는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삼성 쪽에 기술이 들어간 건 아닌지 참고 차원에서 조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G 측은 자사의 협력업체를 통해 삼성이 OLED 기술을 빼냈다는 증거가 확보됐기 때문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입장이다. 삼성이 주장한 시장점유율 98%는 중소형 OLED 패널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경찰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대형이라고 반박했다.
두 회사의 이러한 싸움은 이번이 처믐은 아니다. 여러 차례 기술을 놓고 옥신각신 다퉈왔고, 특히 지난해부터는 OLED를 놓고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