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에 시선집중
지주사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인 SK는 요건 충족을 위해 내년 6월까지 SK증권을 매각해야 한다. 현행법상 일반 지주사는 금융 자회사나 손자회사를 거느릴 수 없다. SK그룹 지배구조가 ‘SK㈜→SK네트웍스→SK증권’ 형태로 돼 있어 SK네트웍스의 SK증권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다.
증권사의 지급결제기능이 내년 자통법 실시로 허용됨에 따라 대기업 보유 증권사의 가치가 폭등하는 가운데 지주사제를 선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증권을 바라보는 눈도 바뀌어가는 듯하다. SK는 올 초 GE 출신 이현승 씨를 SK증권 사장으로 영입하면서 금융업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재계에선 SK가 내년 6월 이전까지 정부의 금산분리 규제 완화 조치 확대로 ‘일반 지주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 허용이 가능해지길 바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고민은 한화그룹에도 있는 듯하다. 일반 지주사의 금융 자회사 소유가 가능해질 경우 대한생명 지분 20.95%를 갖고 있는 ㈜한화가 나머지 일반 자회사들을 거느리는 데 아무 문제없이 지주사 요건을 갖추게 된다. 반면 현재 상태에서 한화가 지주사제를 선언하고 ㈜한화를 일반 지주사로 만들게 되면 ㈜한화 한화석유화학 한화건설 등이 보유한 대한생명 지분 67%를 처분해야 한다.
그밖에 동양메이저를 중심으로 지주사 전환을 검토 중인 동양그룹도 기존의 제조업에다 동양캐피탈 동양생명 동양종금증권 등을 아우를 수 있는 지주사 설립을 위해 추가 법 개정 때까지 기다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동부그룹의 경우 주력사인 동부화재가 보유한 동부건설(13.7%) 동부제철(6.4%) 지분을 포기하면서까지 보험 지주사 전환을 도모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보험·증권 지주사의 일반 자회사 보유만 허용된 것과 관련해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형평성 차원에서 일반 지주회사 밑에 금융 자회사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계에선 정부의 금산분리 정책과 관련, 정부의 친 기업 행보로 인해 재벌들이 현행법상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해 목돈을 들이는 것보다 정부가 알아서 규제를 더욱 완화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쪽을 선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천우진 기자 wjcu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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