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유흥가가 워낙 뜬구름 같은 루머가 무성한 곳인 만큼 최대한 ‘누구한테 들었다’ 내지는 ‘~라고 하더라’ 식의 이야기는 반영하지 않았다. 가급적이면 직접 목격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여자 연예인들의 술집 몰래바이트의 실태를 따라가 봤다.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과거의 영광’이다. 이미 10년 정도 지난 일이라 이제는 잊힌 과거요, 지난날의 악습일 뿐일 수도 있지만 소위 말하는 연예인 술집 몰래바이트와 술 접대의 실상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므로 먼저 소개하도록 한다.
과거 강남 신사동에 있던 한 멤버십 비즈니스클럽은 말 그대로 여자 연예인이 다수 일하는 가게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 까닭은 공중파 방송사 예능국 유력 PD의 아내가 운영하던 비즈니스클럽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곳은 유명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을 비롯한 연예관계자들이 자주 찾던 곳이며 정·재계 고위층 인사들도 많이 드나들었다. 특히 여자 연예인들 다수가 이곳에서 몰래 일을 했다. 특히 가수가 많았다.
물론 한참 잘나가는 여가수들은 아니다. 한물갔거나 앨범이 잘 안 돼 다음 앨범 작업이 요원해진 여가수들이 재기를 꿈꾸며 이곳에서 몰래 일을 했다는 것. 해당 예능 PD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온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의 눈에 띌 수 있으며, 이곳의 주된 고객층인 정·재계 인사들의 눈에 들어 투자를 받을 수도 있는 터라 여가수들이 돈도 받지 않은 채 업소에서 최선을 다해 술 접대를 했다고 한다.
고위층 인사들이 오는 경우엔 때에 따라 A급 여가수들이 오기도 했다. 아무리 스케줄이 바쁜 A급 가수라 해도 해당 예능 PD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잠시 가게를 찾아 해당 손님들에게 술을 몇 잔 따라준 뒤 노래를 한두 곡 부르곤 했다는 것.
이곳 외에도 공중파 방송국 예능PD 등 방송가 유력자들이 친인척을 내세워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곳이 종종 있어왔다고 한다. 과거처럼 여자 연예인이 대거 일하진 않지만 요즘도 그런 가게는 몇 개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한 지방 대도시에 유명 드라마 PD의 동생이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어 해당 지역에선 명소라고 한다.
이런 방송 관계자가 운영했던 가게로 유명한 곳은 강남 역삼동에 있었던 한 호스트바다. 이곳은 한 방송 예능 작가가 운영했던 곳이라고 하는데 호스트 가운데 남자 모델들이 유독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곳에서 일했던 호스트 출신 남자 모델 가운데 지금은 스타급 배우로 거듭난 이들도 몇 된다.
청담동 소재의 한 텐프로에서 일하는 여성은 “이 바닥 애들(나가요걸) 사이에선 꽤 유명했던 가게였다”라며 “물이 좋기로 유명했고 애들(호스트)도 전문 호스트가 아니라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일하는 애들이 많아 순수한 게 좋았다. 그때 자주 봤던 애가 지금은 배우로 잘나가는 A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A는 모델 출신 배우로 요즘 주조연급으로 활동하며 한창 물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유흥가에서 상당히 화제가 됐던 방송인 B와 아역 출신 배우 C가 룸살롱에서 일한다는 소문의 실체도 확인됐다.
강남 역삼동 소재의 ‘쩜오’ 룸살롱 새끼마담은 “걔들은 사실 룸살롱에서 접대 일을 한 것은 아니고 일종의 공연을 돌던 애들”이라며 “사실 B는 말이 방송인이지 그냥 인터넷에서 유명세를 얻었을 뿐 연예인은 아니지 않나? 얼굴도 그냥 그런데 몸매는 좋다. 유명세를 얻은 터라 룸살롱을 돌아다니며 나체쇼를 해주고 돈을 받아가는 일종의 무희였다”고 설명한다.
아역 출신 배우 C 역시 한 업소에서 일하는 타입은 아니고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며 룸에 들어가 손님들에게 술을 한두 잔 따라주고 잠시 대화를 나누고 팁을 받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 마담은 “아역 때 조금 유명했지만 요즘엔 어렵게 지낸다고 해서 평소 알고 지내던 룸살롱 사장들이 그런 식으로 용돈이라도 벌 수 있게 배려해준 것이었다. 그나마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그만뒀다”고 설명한다.
유흥가 관계자들을 통해 접한 확보한 목격담들은 대부분 그리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여자 연예인, 혹은 무명 시절 룸살롱에서 일하다 연예인이 된 이들의 이야기가 대다수였다. 유명 여자 연예인이 등장하는 얘기도 있었지만 대부분 오랜 과거의 일이거나 신빙성이 떨어지는 루머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워낙 비밀리에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흥가 소식에 정통한 한 강남의 콜택시 업체 관계자는 “톱스타들도 룸살롱에 자주 온다. 그만큼 보안이 담보되는 술집이기 때문”이라며 “톱스타들이 들어가는 방은 가게에서도 최고의 보안 지역으로 애들(나가요걸)은 물론이고 웨이터들도 안면이 있는 이들만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자 톱스타들도 단순히 술을 마시거나 제작자와 감독 등과 조용히 술을 마시며 업무 조율을 위해 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런 일상적인 술자리인지, 누군가에게 술을 접대하기 위한 자리인지는 유흥가에서도 철저한 보안 지역에서 조용히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조재진 프리랜서
<짝> 출연 여성 ‘나가요걸’ 소문 ‘여자 3호’ 알고보니 짝퉁 짝짓기 프로그램 <짝>의 한 장면. 사진제공=SBS 수소문 끝에 만난 한 강남의 룸살롱 대표는 “우리 가게에 있던 애 이야기인데 나도 정말 걔가 <짝>에 나왔다고 알고 있었다. 자신을 유학파 회사원이라고 속여 <짝>에 출연했다는데 알고 보니 모두 거짓이었다”라며 “방송에 자신과 닮은 여성이 나오고 주변에서 닮았다는 얘길 듣다보니 장난삼아 손님들에게 자신을 <짝>에 나온 여자 3호라고 얘기했다고 털어놓더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그 가게를 그만둔 상태라고 한다. 조재진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