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 흔들어 대어 낚나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10월 나인스에비뉴 최대주주 장 아무개 씨를 분양대금 횡령 혐의로 구속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나인스에비뉴는 2003년 10월 애경E&C를 통해 사들인 애경백화점 주차장 부지에 건립 중이던 주상복합상가를 888억 원에 매입, 최근까지 4000억 원에 분양했다. 애경그룹이 직접 분양을 포기하고 애경E&C를 거쳐 나인스에비뉴에 부지를 매각한 과정을 석연치 않게 보는 검찰은 분양대금 일부가 애경에 유입돼 비자금으로 둔갑됐는지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 있다.
장 씨는 지난 2003년 동대문 굿모닝시티 등의 분양대행사인 누보코리아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분양수수료 일부를 빼돌려 정대철 당시 민주당 대표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이렇다 보니 벌써부터 검찰 안팎에선 애경그룹 수사가 정치권에까지 미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미 구속된 박 대표와 애경그룹 고위임원 간의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이 박 대표 수사를 통해 애경그룹 ‘몸통’을 조이려 할 것이란 관측이 검찰 주변에 퍼져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애경그룹 측은 “애경E&C는 애경그룹과 무관한 회사로 애경 건물 관리 등을 대행해준 협력업체였으며 지금은 협력관계도 맺지 않고 있는 상태”라 밝혔다. 애경 관계자는 “문제가 된 자금은 애경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현재 검찰 조사를 성실하게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제위기 장기화로 인해 최근 들어 정부와 수사당국은 기업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자제하려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런 까닭에 검찰 주변에선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수사 착수가 불가피할 정도의 상세한 제보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구속된 박 대표 입에서 검찰이 어떤 정황을 캐낼지 정·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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