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제할 때 신용카드 하나만 꾸준히 사용하면 포인트 쌓는 데 유리하다. | ||
먼저 틈새상품을 찾다가 고정관념에 빠져 실패한 사례를 살펴보자. 몇 년 전 필자의 강의를 들은 직업군인 A 씨의 상담 내용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강의를 들은 ○○○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상담할 일이 있어 염치불구하고 메일 드립니다. 서울 ○○구 ○○동 P라는 상가를 아시는지요. 16층짜리 집합상가 건물입니다. 저는 이 건물 6층과 7층 각각 한 코너씩 두 코너를 분양받았습니다. 상가는 2005년 6월에 오픈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경기가 계속 악화되어 상가에 입점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지금은 백화점 10년 계약 입점을 조율 중에 있다고 합니다. 제가 분양받는 데 코너당 분양가 6600만 원, 개발비 1500만 원이었고 대출은 두 코너 합해 4900만 원, 이자만 월 30만 원가량 지출하고 있습니다. 백화점이 입점하면 임대수입이 월 35만 원 정도 예상되고 매매도 가능하답니다.
그런데 아직은 백화점 입점이 100% 확정된 건 아니고요, 가계약만 한 상태입니다. 제 상황을 대충은 짐작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부모님 돈 3분의 1과 제가 모은 돈 3분의 2를 투자했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아 이렇게 맘고생을 계속 하느니 분양받은 것을 헐값에라도 팔아 대출이라도 갚아버렸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하지만 누가 이 곳을 사려고 하겠습니까. 팔리지 않으니 대출이자를 내지 않으면 은행에서 경매처분해 버린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포괄담보로 받은 대출이라 신용불량 내지는 더 심한 일이 생길까봐 차마 시도는 못하겠더군요. 팔자니 사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10년 넘게 모은 목돈이 너무너무 아깝고 계속 붙잡고 기다리자니 지칩니다.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상가를 분양받아서 임대수입을 기대했던 A 씨는 실제로 새로 짓는 대형 상가라면 임대가 잘돼 은행이자보다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분양을 받았던 듯하다. 이 막연한 생각이 고정관념인 것이다. ‘새로 지은 대형 상가=임대수입’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분양을 받았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상가의 특성은 불과 1m의 거리 차이나 업종에 따라서 바로 옆집과도 매출이 엄청나게 차이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목 좋은 복합상가라고 해서 모두가 임대가 잘 되고 장사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막연한 생각이나 분양업자들의 이야기만 들어서 결정하면 실수를 범하기 쉽다.
A 씨가 상의한 상가에서도 분양이나 임대가 잘되는 업종은 있을 것이다. 분양이 잘되는 상가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분양보다는 장사가 잘돼 상가가 활성화되는 곳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상가 투자도 틈새 재테크로는 아주 좋다. 그러나 고정관념을 가지고 분양이나 임대를 선택한다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실제로 A 씨에게는 매각을 권유했다. 그후 매각을 했다는 소식은 없었다. 만일 아직도 매각하지 못하고 임대도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면 은행이자에 관리비까지 아마도 엄청난 부담을 떠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일 것이다.
이번엔 A 씨와 반대로 성공한 사례를 보자. B 씨는 정기예금도 하지만 단기자금을 예치시킬 때는 ‘표지어음’을 즐겨 이용한다. B 씨가 표지어음을 이용하게 된 것은 종금사에 근무하는 친구의 귀띔 덕분이었다. 처음에는 그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꽤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은행 종금사 상호저축은행 등에서 판매를 하고 있어 생각보다 이용하기도 편리하고 우선 5000만 원까지는 예금자보호 대상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표지어음 상품은 금융사가 기업에서 받은 어음을 분할하거나 통합해서 일반고객과 기관투자자에게 되파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금융사가 지급을 책임지게 되는 것이다. 월 단위로 만기가 정해지는 정기예금과 달리 최장 180일까지는 1일 단위로 만기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가 있어서 단기에 이용할 경우 아주 유용하다.
실제로 B 씨는 잠시 은행에 맡겨두어야 하는 목돈으로 표지어음을 매입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표지어음 상품은 금리도 아주 높게 책정되어 있어서 만족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금리와 함께 실제 수익률까지 계산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최근에는 금리가 급등해서 연 8%가 넘는 고금리로 운용하고 있다. B 씨가 단골로 이용하는 H 저축은행은 90일이 넘어가면 8.5%의 금리로 판매하고 있다.
다만 89일 이하면 5.1%로 금리가 급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거기에다 만기 후에는 이자가 붙지 않고 원칙적으로 중도해지도 되지 않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A 씨가 이용하는 저축은행의 경우는 중도해지 시 보통예금이자나 1% 정도의 이자만 붙는다고 한다. 표지어음 상품은 종금사나 은행에서도 판매하고 있고 최장 1년까지 가능하나 금리 면에서는 저축은행이 유리한 점이 많아서 A 씨는 회사 근처의 저축은행 지점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직장생활 10년차에 들어서는 B 씨는 색다른 틈새를 찾았다. 바로 신용카드 포인트. B 씨는 몇 년 전부터 신용카드를 하나만 사용한다. 그러다보니 포인트가 생각보다 많이 쌓여 있다. 그는 우선 아이들 학원비는 무조건 신용카드를 이용했다. 자녀가 두 명이니 학원비가 월 100만 원 가까이 되니 포인트가 많이 쌓인다. 2주에 한 번 보는 시장도 신용카드를 이용했다. 교통카드로도 이용한다.
어쩌다가 병원비가 들어가도 신용카드를 이용했다. 심지어는 휴대전화 요금까지 신용카드로 냈다. 다만 불필요한 낭비를 막기 위해서 급여통장은 아내가 철저하게 관리하고 카드한도도 제한했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쌓인 포인트는 예상보다 많은 60만여 원(점)이었다. B 씨는 그 포인트를 대금결제에 사용했다. 물론 포인트가 공짜가 아니라 카드사 원가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용이 가능한 부분이라면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해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항상 고정관념을 버리고 틈새상품을 찾는 방법은 그 분야의 잘 아는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다만 전문가와 책임 있는 상담을 할 수 있는 친밀한 관계가 이루어진 다음에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것도 고정관념이다. 직접적인 거래관계가 없는 사이라면 상담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 한 잔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아직까지 같은 방법의 투자나 저축만 고집하고 있다면 눈을 돌려 주변을 돌아볼 수 있도록 훈련해 보자.
한치호 재테크 전문 기고가 hanchi101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