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떡하나요” 요즘 민주당 소속 원내외 위원장들이 향후 진로를 두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특히 13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8·8재보궐선거는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이 나면서 6·13지방선거 이후 시작된 수도권 민주당 위원장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해 있다.
경기 남부지역의 한 지구당 위원장은 “당이 신당 창당작업에 돌입한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지 의문”이라며 “당장 1년 반 앞으로 다가온 2004년 총선이 걱정”이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국민 경선에서 민주당 대의원들이 노무현 후보를 선택한 것은 지역구도로 굳어져 있는 현재의 정치지형을 바꿔보자는 것”이었다며 “노 후보가 선출된 이후 치러진 두 번의 선거에서 영남 출신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지지하기는커녕 오히려 기존에 민주당을 지지했던 충청 출신 유권자들만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즉, 97년 대선에서 DJP 연대가 이뤄짐으로써 호남+충청 출신 유권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98년 지방선거와 2000년 총선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둔데 반해, 지난해 DJP 연대가 깨지고, 올해 초 충청 출신 이인제 의원이 대권 경쟁에서 중도 사퇴한 이후 민주당을 지지했던 충청 출신 유권자들의 이탈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인사는 또 “유권자들이 이념이나 정책을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출신지역별 투표성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2004년 총선도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서울 강북의 한 현역의원도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상황은 많이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봐서는 고정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비관적인 상황이 돼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수도권 지구당 위원장들의 위기의식은 곧 노무현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세력 약화와 반노세력 강화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경기 남부의 한 중진은 “당선이 안될 것이 뻔해 보이는 후보로 대선까지 가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며 “가능성 있는 후보를 내세워 승리 가능성을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후보교체’를 역설했다. 또다른 수도권 중진의원도 “결국 97년 대선 때와 같이 지역대결구도로 가야될지도 모를 일”이라며 ‘노무현 후보 교체’ 가능성을 언급했다.
서울의 한 현역의원은 “신당 창당 작업이 언제쯤 마무리 될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노 후보의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으면 수도권 지구당위원장들 사이에서는 ‘후보교체’는 대세가 될 것”이라며 “특정한 누구를 상정한 것은 아니지만, 당장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두 번에 걸친 선거 패배 이후, 민주당 수도권 지구당 위원장들 사이에 위기의식이 배가되고 있는 현실 역시 노무현 후보 교체 요구에 조금씩 힘을 실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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