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켕기는 현대차·SK 통큰 제스처
재계가 “돈 벌이가 되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이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물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까지 전격 결정하며 정부 시책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두 그룹의 가장 큰 공통점은 최근 강력한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일감 몰아주기의 가장 큰 수혜자라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통한 순환출자로 정몽구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했고, 현대글로비스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로 정의선 부회장의 후계구도를 다졌다. 특히 정 회장 부자는 2007년 비자금 사건 때 ‘1조원 사회환원’ 약속을 했는데, 아직 이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SK그룹은 이명박 정부에서 지주사 전환을 통해 최태원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는데, 최 회장이 지분 절반을 가진 SK C&C가 핵심이다. 이 회사는 강력한 그룹 내 매출을 통해 성장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룹 주력인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 무선통신서비스와 정유사업은 정부 규제의 영향이 절대적인 사업부문이다. 무엇보다 최 회장은 현재 횡령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반면 삼성그룹과 LG그룹은 느긋하다. 삼성그룹은 일감 몰아주기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현대차그룹처럼 사회적 빚도 없다. 이건희 회장이 장기간 해외에 머무르며 지금까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단 한 차례의 만남도 갖지 않은 데서 이 같은 자신감이 느껴진다. 이 회장은 5월 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참여하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LG그룹은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지주사 체제를 갖춰 일감 몰아주기나 순환출자 등의 이슈에서 자유롭고, 지난 몇 년간 경영난을 겪으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한 탓에 정부 눈치를 볼 일이 별로 없다. 박 대통령은 사촌이 혼인을 통해 LG그룹 동업자였던 GS그룹과 인연이 닿아 있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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