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회 의사당에 1년 동안 전시되기로 해 화제를 모았던 한인 여고생 그림이 한 국내 작가의 그림을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미술계에 따르면 미국 시애틀 벨뷰하이스쿨 12학년인 천 아무개 양이 그린 ‘신세대 대 구세대’(New Generation vs Old Generation)가 국내 작가 구헌주 씨의 그래피티 작품을 표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 양의 작품은 인상적인 표현력을 인정받아 미국 연방의회 미술대회 제9지구에서 1등으로 뽑혔고, 의사당에 1년간 전시되는 영광을 얻었다.
그러나 이러한 소식야 국내에 알려진 직후 구 씨의 주변 사람들은 인터넷 등에 표절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구 씨가 지난해 8월 부산 수영구 남천동 광남초등학교 벽에다 그린 대형 그래피티와 비슷하다는 주장들이 나왔던 것이다. 그래피티란 낙서처럼 그려진 벽화를 의미한다.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천 양은 표절 사실을 시인했고, 미술대회 주최 측에다 이런 사실을 알리고 재심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씨는 “창작을 하는 사람은 최소한의 원칙을 지켜야 본인에게도 좋다”면서 “제 작품이 표절됐지만 어린 학생이 잘못을 시인하고 재심을 요청한 만큼 개인적으로 문제 삼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