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대생 살해사건의 피의자가 범행 일주일만에 검거됐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일 여대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유기한 조 아무개(24·무직)씨를 강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 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4시 20분쯤 대구 중구 삼덕동 클럽 골목 근처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여대생 남 아무개(22)씨를 뒤따라가 택시에 합승한 뒤 자신의 원룸에 데려가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조 씨는 남 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이튿날 새벽 경북 경주 건천읍 한 저수지에 시신을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실종 하루 만에 남 씨가 숨진 채 발견되자 택시기사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남 씨가 택시를 탄 지점에 설치된 CCTV 10여 대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31일 해당 택시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후 경찰은 택시기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남 씨의 집으로 가는 도중 남자친구라는 20대 남자가 피해자를 껴안으며 택시에 올라탔고 두 사람을 남 씨의 집 반대방향인 대구 북구 산격동 모텔부근에 내려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택시 기사의 진술을 바탕으로 택시 하차 후 드나든 모텔의 CCTV 분석을 통해 조 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지난 1일 대구시내 한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조 씨를 검거했다. 조 씨는 사건 발생 당일에도 이 클럽에서 남 씨 일행과 합석해 술을 마셔 경찰의 용의 선상에 올라 있는 상태였다.
경찰 조사결과 조 씨는 사건 당일 남 씨를 데리고 산격동 일대 모텔 2곳을 다니다 빈방이 없자 남 씨를 자신의 원룸으로 데려갔다. 이후 조 씨는 남 씨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 씨를 살해한 조 씨는 렌터카를 빌려 남 씨의 시신을 이불로 싸 실은 뒤 이튿날 새벽 경북 경주 건천읍 한 저수지로 가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조 씨의 원룸과 렌터카 곳곳에서 남 씨의 것으로 보이는 혈흔이 발견됐다.
조 씨는 경찰조사에서 “클럽에서 만난 남 씨가 마음에 들어 뒤따라갔다”며 “술 마신 남 씨를 부축해 원룸으로 들어가다 넘어져 남 씨가 피를 흘리며 다치자 신고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손으로 목을 조르고 때렸다”고 진술했다.
한편 조 씨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전과가 있어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인 ‘성범죄자알림e’에도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