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예요~ 정육식당 ‘착한고기’ 김재욱 사장. 최근 ‘한우의 꿈’이라는 제2 브랜드를 론칭해 사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정육식당 ‘착한고기’(www.chakangogi.co.kr)를 운영하고 있는 ㈜행복을여는사람들 김재욱 사장(41)은 품질 좋은 고기를 싸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산지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하는 직거래 방식을 도입, 가격 거품을 걷어내 외딴 산 속 정육식당을 ‘줄서는 음식점’으로 만들었다.
이후 다른 식당보다 평균 30% 정도 저렴한 ‘착한 가격’을 고수, 현재 9개의 직영점과 38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남다른 ‘성공 스토리’를 들여다봤다.
“소비자들이 소고기, 그중에서도 한우를 쉽게 접할 수 없고, 또 접하지 못하는 이유는 비싼 가격도 가격이지만 무엇보다 신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한우인지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죠.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한다면 성공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근무하던 김재욱 사장은 일찌감치 창업에 관심을 두고 있었단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애견숍 유아용품점 등을 ‘투잡’(Two-job)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창업시장에 뛰어든 것은 2004년 8월. ‘한우’라는 아이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오랫동안 축산업을 해온 부모의 영향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우에 대한 수요는 꾸준한데 유통구조가 복잡하다보니 가격이 들쑥날쑥해요. 교통정리를 잘하면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잡을 수 있겠다 싶더군요.”
퇴직금에다 집을 담보로 대출받은 8000만 원을 더해 경기도 군포의 산 속에 83㎡(25평) 규모의 정육점을 차렸다. 시내에 가게를 차리기에는 점포 임대료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대신 좋은 품질의 고기를 들여와 자신이 직접 고기를 손질해 가격을 대폭 낮추는 방법을 택했다. 또 산 속의 넓은 공간을 활용, 고기를 구매하기 전이나 구매한 직후 손님들이 고기를 바로 구워먹을 수 있도록 시식공간도 마련했다.
불리한 점포 입지에 별다른 홍보 방법이 없어 처음에는 전 직장 동료들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첫 달 매출은 200만~300만 원. 수익보다 손실이 더 큰 상황이었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자 기존 고객들의 입을 통해 소문이 나면서 전화 주문과 방문 손님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입소문은 한 신문의 숨은 맛집 소개로 이어졌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산속 외딴 정육점을 찾아오는 손님 수가 하루 평균 1000~1500명으로 늘어난 것.
“주말에 고기를 구입하지 못해 평일에 월차를 내고 찾아오고, 폭설을 뚫고 오는 손님이 생기면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손님의 편의를 고려해 보다 접근이 쉬운 곳에 똑같은 가격과 똑같은 품질의 고기를 취급하는 점포를 하나 더 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마침 가맹점을 내고 싶다는 사람이 찾아와 용인 수지에 594㎡(180평) 규모의 가맹 1호점을 개설했다. 월매출 1억 5000만 원을 기록할 정도로 장사가 잘됐단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손님들로부터 ‘맛이 다르다’ ‘가격이 이상하다’는 불만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 원인은 가맹점주에게 있었다. 고기 등급은 낮추고 가격은 높인 탓이었다. 가맹점을 그대로 두었다간 본점의 이미지까지 손상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결국 운영 1년 만에 3000만 원의 관리비를 고스란히 돌려주는 조건으로 간판을 내렸다. 기세등등하게 다른 간판을 내 걸고 영업을 시작한 그 가게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