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어카운트·브라질 채권·국채 30년물 ‘3연패’ 지갑 털린 VIP 원성 폭발
삼성증권이 올 들어 5월 말까지 판매한 브라질국채는 7200억 원에 달한다. 3000억 원대의 미래에셋증권, 2000억 원대의 우리투자증권을 압도한다. 브라질 국채는 국내에서 투자가 가능한 신흥국 채권 가운데 가장 가격하락이 컸던 곳이다. 그래도 그나마 브라질 국채는 지난 몇 년간 쏠쏠한 수익을 안겨준 부분이 있어 선제적으로 투자한 이들은 위안을 삼을 만한 구석이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30년만기 국채다. 삼성증권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선두주자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처음으로 30년 국채를 발행하자 삼성증권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투자자가 30년만기 국채를 2년 보유하는 동안 시장금리가 0.5%포인트(p) 내리면 국채를 팔 때 총 수익률이 연 9%라며 투자를 권유했다. 당시 은행금리가 연 3%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수익률이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발행 당시 3.02%였던 30년 국채 금리는 최근 3.92%까지 0.9%p나 치솟았다. 올 초 3.4%를 넘었던 금리가 5월 초 3%대 초반까지 내리면서 잠잠했던 고객들의 불만은 6월 들어 금리가 폭등하면서 다시 봇물처럼 터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브라질 채권이나 30년 국채 투자자 상당부분이 삼성증권의 핵심 고객인 초고액 자산가라는 점이다. 이들은 삼성증권이 주도했던 랩어카운트 버블(거품)이 2011년 봄 터지면서 적잖은 손실을 입었는데, 이번에는 채권투자로 또다시 쓴 맛을 보고 있는 것이다. ‘3연패’다. 결과적으로 삼성증권은 랩어카운트와 브라질 국채, 30년 국채 등으로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거뒀지만, 정작 고객들은 지갑을 털린 셈이 됐다.
익명의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자산관리영업에서의 경쟁우위를 주장하지만, 고객위험관리 측면에서는 실패를 한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에게 위험관리 조언을 해주기보다는 자사에 돈이 되는 상품 쪽으로 고객들을 유도한 게 됐다. 30년만기 국채만 해도 정부 물량을 받아주기는 해야 하는데, 회사가 보유하기에 부담스러우니까 고객에게 떠넘긴 측면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삼성증권은 대형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인력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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