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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종현 회장의 막내딸인 최기원 이사장은 SK 계열사에 근무했던 김 아무개 씨와 결혼했다가 지난 2005년 5월 이혼했다는 것 이외엔 세간에 그다지 알려진 바가 없던 인물. 최 이사장의 외부 활동이 포착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SK그룹 계열 사회봉사단체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직에 오르면서부터다. 재단이 주최하는 각종 사회활동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눈길을 끌어온 최 이사장은 최근 SK C&C ‘상장 대박’을 통해 재계 의 관심 인물로 급부상했다.
현재 SK C&C의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으로 지분율이 44.5%에 달한다. 최기원 이사장은 이 회사 2대주주로 지분율은 10.5%. 재계와 시민단체 등에선 최태원 회장이 누릴 상장이익 못지않게 최기원 이사장이 거둔 평가이익에 대해 커다란 관심을 기울인다. 최 이사장의 지분 없이도 최태원 회장의 지배력에 큰 지장이 없어 최 이사장이 SK C&C 지분을 팔고 다른 계열사 지분 매집에 나설 ‘경우의 수’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는 것이다.
최 이사장 명의 SK C&C 주식은 총 525만 주. 지난 11월 19일 종가(3만 985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최 이사장 보유 주식 시가총액은 2000억 원을 웃돈다. 만약 최태원 회장 사촌형 최신원 SKC 회장이 경영권을 요구했다고 알려진 SK네트웍스나 최신원 회장이 한때 “지분율을 15%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던 SK증권의 지분을 사들인다면 어떨까. SK C&C 주식을 처분할 경우 최기원 이사장은 SK네트웍스 지분 7%, SK증권 지분 23%를 매입할 수 있게 된다. 최신원 회장의 SK네트웍스 지분율 0.02%와 SK증권 0.10%와 비교도 안 될 수치다.
그러나 SK그룹 측은 “(최기원 이사장이) SK C&C 지분을 처분할 일은 없을 것”이라 단언한다. 회사 경영과는 무관하며 재단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최 이사장이 괜한 오해를 살 지분 거래를 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SK 조직 문화를 잘 아는 재계 관계자들도 “SK의 남성 중심적 기업 문화를 감안할 때 최 이사장이 경영이나 민감한 계열사 지분관계에 개입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