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이명박 사람 중 한 명인 홍 지사를 코너로 몰아 ‘이슈 메이킹’한 것에서부터 친이계에 대한 심판이 시작됐다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지금 새누리당 내 친이계는 극소수이고 그마저도 힘없는 사람들이어서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 분석에 따르면 현 19대 국회 새누리당 내에는 친이계 의원이 20명이 채 되지 않는다. 3선 이상에서는 이재오 심재철 이병석 정두언 김정훈 정병국 이군현 의원 정도이고, 재선 급에서는 김성태 김용태 김희정 안효대 권성동 정문헌 조해진 홍문표 의원 정도다. 그마저도 서로 데면데면할 정도로 결속력이 약화된 노드(Node) 그룹, 즉 일종의 점조직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친이계의 성향을 보면 친박계로 ‘월박’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 다만 사안에 따라선 제3지대로의 편입 가능성이 크다”며 “친박계가 이들을 너무 몰아쳐서는 오히려 완전한 ‘박근혜 안티세력’으로 강성화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오히려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전직 의원 중 김성식 정태근 홍정욱 등은 야권의 김부겸 전 의원 등과 함께 합리적 정치인 모임으로 ‘6인회’ 멤버로 불리고 있다. 이 6인회에 대해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해진다. 김·정·홍 의원이 친이계 의원 중 쇄신파들과 가까운 것을 감안하면 극단적인 친이 때리기는 결국 “죽 쒀서 안철수 좋은 일만 만들게 됐다”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일부 인사들의 전언이다.
김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중립 성향, 정 의원은 친이 직계, 홍 의원은 정몽준계로 분류됐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의 책임을 현직 비박근혜계 인사에게까지 물어서는 결국 ‘친박 외’ 인사들의 결집에 속도를 더해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내부분열은 민주당 등 야권에서 바라는 바다.
선우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