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한국네슬레 인수 방침을 잠정적으로 확정하고 한국네슬레와 본격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한국네슬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네슬레가 이마트 매장에 파견한 매대 진열 직원을 오는 9월부터 이마트 정규직으로 돌릴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마트의 한국네슬레 인수 협상은 이미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으나 인수·합병(M&A) 작업이 다 그렇듯 일선 매장 등에서는 쉬쉬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또한 이마트는 네슬레 인수 후 네슬레의 커피전문점인 ‘네스카페’도 매장 내에 유치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네스카페는 현재 전국에 70개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이마트·한국네슬레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 진출과 마찬가지로 사실무근”이라며 “그럴 상황과 여건이 안 된다”고만 답했다. 한국네슬레 관계자도 “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전략 변화에 대해 지속 고민 중이지만 현재로선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네슬레는 국내에서 네스카페 브랜드의 커피뿐 아니라, ‘네스티’ 등의 음료, ‘킷캣’과 ‘폴로’로 대표되는 제과, ‘네스카페 돌체구스토’로 유명한 캡슐커피머신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717억 원, 영업손실은 155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네슬레는 한때 커피믹스 시장에서 30%대의 점유율로 동서식품과 함께 굳건한 양강 체제를 구축했지만 지난 2010년 12월 남양유업이 이 시장에 진출하고 불과 6개월 만에 2위에서 밀려나는 굴욕을 당했다. 이후 점유율이 지속 하락하며 지난해 말 기준 5.1%를 기록했으나 지난 5월 기준으로는 이보다 더 떨어진 4.2%에 그쳤다.
또한 지난 2007년 국내 최초로 캡슐 커피머신을 출시하며 이 시장에서 절대 아성을 구축해 온 한국네슬레는, 지난해 커피믹스 1위 업체 동서식품이 ‘타시모’라는 이름의 커피머신을 내놓고 1년 만에 점유율 30%대까지 치고 올라옴에 따라 이 시장에서도 고전중이다. 이에 앞서 한국네슬레는 지난 2009년 초에도 성장에 정체를 겪자 풀무원홀딩스와 매각 협상을 벌인 바 있으며, 올해 초에는 롯데칠성음료와 리테일 사업부 제품들에 대한 판매대행을 검토하기도 했다.
인수 주체로 거론되는 이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시행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올 초부터 편의점 사업 진출을 지속 검토하고 있으나,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네슬레가 과거에 비해 사세가 많이 위축되면서 스위스 본사에서도 투자금 회수 방안에 대해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마트로서도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서도 자유롭고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한 커피 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