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 ||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오른 룸살롱 호스티스 모집 광고다. 방학 기간인 요즘 이런 내용의 ‘알바생’(아르바이트생) 모집 광고나 메일을 발견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광고를 올린 이들이 찾는 파트타임 호스티스가 비단 여대생만이 아니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10대 여학생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실제로 얼마 전엔 여고생들이 ‘여름방학에 아르바이트 할 자리가 있다’는 꾐에 빠져 술집에서 일하다 경찰에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여행경비를 벌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영업을 위해서라면 10대 소녀라도 끌어들이는 비뚤어진 상혼과 단지 바캉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유흥가에 몸을 던지는 10대들의 ‘무모함’이 씁쓸하게 느껴지는 여름이다.
지난 8월1일 D포털사이트의 한 동호회 게시판에 룸살롱 호스티스를 모집하는 글이 올랐다. ‘돈 욕심 있는 언니들이 필요해요’라는 제목의 이 글 에는 ‘초보나 알바도 환영, 83년생 환영한다. 주말 알바도 괜찮으니까 연락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애프터(2차) 강요는 없다. 안나가도 된다. (다만) 애프터 나가면 베팅(큰돈) 된다’는 글이 추신으로 남겨져 있었다.
이 글을 올린 사람이 모집한다는 83년 출생자는 올해로 만 19세. 겉보기에 19세 미만자의 성매매 등에 대한 처벌을 규정한 ‘청소년 성 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비쳐지진 않는다. 하지만 동료 여기자가 게시판에 올려진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올해 고3 여학생인데 알바 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자 상대편 남자는 “일단 한 번 와보라”며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까지 알려줬다. 드러내 놓고 미성년자 모집 광고를 하진 못하지만 은근히 10대 소녀들의 ‘응모’를 기다리고 있던 셈이다.
이처럼 요즘 인터넷 각종 게시판에는 젊은 여성들에게 술집 취업을 권하는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방학을 맞은 여대생 등의 술집 아르바이트를 알선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교묘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미성년자를 끌어들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공개적인 인터넷 게시판이다 보니 노골적으로 ‘술집에서 일할 미성년자를 찾는다’고 밝히진 않는다. 대신 ‘주민등록증만 있으면 10대도 괜찮다’는 식이다. 주민등록증은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2·3학년 때면 발급된다. 따라서 18세라도 주민등록증만 소지하고 있으면, 술집에서 일할 수 있다며 10대 소녀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
그런데 술집 업주나 마담 등의 10대 소녀들을 향한 ‘추파’는 인터넷 게시판보다는 오히려 인터넷 채팅(대화) 사이트에서 더 노골적이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 미성년자들을 ‘검은 수렁’으로 끌어들이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
특히 최근엔 여름방학을 보내는 여고생이나 여대생들을 유혹하는 채팅방(대화방)이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채팅방 제목이 ‘여름방학에 알바 찾는 녀(女)’라든지 ‘방학에 돈 벌 녀’ 등이라면 십중팔구 술집이나 윤락업소 취업을 권하는 내용이라는 게 경찰 관계자의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달 25일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모집한 여고생 5명에게 윤락행위를 강요했던 소개업자 등이 경찰에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이 소녀들은 휴가비를 벌어 멋지게 쓰겠다는 욕심에 섣불리 ‘단란주점 아르바이트’에 나섰다가 몸도 망치고 화대마저 갈취당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얼마 전엔 티켓다방 업주들이 인터넷 채팅방을 통해 직접 ‘영계 사냥’에 나선 경우도 있었다. 지난 7월 서울지검이 10대 청소년을 고용, 성 매매를 시킨 혐의로 무더기로 구속한 경기도 반월시화공업단지 일대 ‘영계 티켓다방’ 업주 등 9명이 그런 케이스. 이들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다방에서 아르바이트하면 5백만원을 주겠다”며 10대 소녀들을 꾀어 티켓영업을 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여름방학 기간에 미성년자들을 접대부로 고용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파악하고 무허가 직업소개업자나 윤락업소 등을 상대로 강력한 단속에 나선 상태. 하지만 아직도 10대 소녀들의 술집 아르바이트 행렬을 멈추게 하기에는 세상의 유혹이 너무 집요하기만 하다.
김지영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