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 25일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모습. 일요신문 DB
둘의 모습은 추징금 납부에서도 확연히 구별됐다. 재산을 꽁꽁 숨겨놨던 전 씨는 “돈이 없다”며 버텼고, 검찰 수사 과정에서 대부분의 차명 재산이 드러난 노 씨는 상당액을 추징당했다. 그리고 지난 9월 4일 노 씨는 남아 있던 추징금 230억 원을 납부했다. 법원 판결을 받은 지 16년 만이다. 평생 전 씨에게 뒤처졌던 노 씨가 추징금 납부에서만큼은 이긴 셈이다.
노 씨가 추징금을 완납함에 따라 이제 세간의 시선은 전 씨에게로 쏠리고 있다. 전 씨 일가의 천문학적인 재산이 속속 공개되고 있고, 탈세 등 불법행위까지 드러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 씨 측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노 씨가 얄밉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다. 노 씨가 추징금을 모두 내면서 전 씨가 상대적으로 더 욕을 먹고 있는 것 같다”며 “전 씨가 60년 지기인 노 씨의 완납 소식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