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은 고신대측의 신청에 따라 미륵암을 철거하고 땅을 고신대측에 인도하라는 판결을 최근 내리고 11일 오전 8시께 인부 4백40여 명과 굴착기 2대 등 장비를 동원해 미륵암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부산지역 비구니승려단체인 금련회 및 태고종 소속 승려 50여 명과 신도 1백여 명이 미륵암 입구로 들어서는 길을 차량으로 봉쇄한 채 거세게 저항, 철거작업이 차질을 빚었다.
미륵암신도회측은 “사찰 이전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마련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찰을 허물어버리려는 고신대측의 행위는 명백한 불교 탄압”이라며 “종단 차원에서 이에 대한 철저한 배상 및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한편 고신대 관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미륵암 측과 협상을 벌이며 의견 조율을 해왔지만 정작 미륵암측은 불법적인 건물 증축과 보수 공사를 하며 되레 사찰을 확장해 왔다”고 말했다.
미륵암 사태는 지난 1980년 개신교 재단인 고신대가 현재의 미륵암을 포함한 주변 부지를 매입해 이전한 후 캠퍼스를 확대하는 과정에 부지 내에 있던 미륵암의 철거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미륵암측은 고신대측의 요구를 거절했고 법적 공방 끝에 지난 95년 대법원에서 고신대측이 승소한 바 있다.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