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런 움직임이 유흥업계에서 거듭 포착되고 있다. 접대여성을 대거 출연시키는 영화를 제작하는 것일까. 그렇지만 그렇게 섭외한 접대여성을 모두 주연으로 출연시키는 영화는 애당초 불가능하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 해답은 한 에로영화 제작사 관계자를 통해 풀렸다.
“요즘 에로업계에 활력이 넘치고 있습니다. 에로영화들이 제휴 콘텐츠를 통해 유통되면서 수익이 생기고 있고 홍보를 잘해 극장에 하루 이틀만 걸면 대박도 가능해졌어요. 이쪽 영화야 제작비가 크게 들지 않아 망할 위험성도 적고요. 문제는 배우가 없어요. 벗을 여배우가 없다는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이에요. 그러다 보니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 가운데 배우로 쓸 만한 친구를 찾는 거죠. 과거처럼 에로영화가 아니라 극장 개봉 영화고 홍보가 잘돼 이슈가 되면 에로배우가 아니라 영화배우로 잘 풀릴 수도 있어요. 그래도 아직은 벗는 영화라면 무조건 손사래를 치는 이들이 많아요.”
다시 한국 영화계에 벗는 영화 전성시대가 도래할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이를 주도할 여배우가 턱없이 부족하다. 과거 에로업계가 전성시대를 누릴 당시에는 분명한 스타들이 있었다. 진도희를 필두로 이규영이라는 에로업계 최고의 스타가 전성기를 주도했으며 가수가 된 성은이 당시 유리라는 이름으로 스타덤에 올랐고 차수연 등 수많은 스타들이 있었다.
“에로업계가 전성시대를 구가하던 90년대에도 유흥업소 출신 에로배우가 많았어요. 심지어 평소엔 집창촌에서 일하며 촬영 있으면 거기 일을 쉬는 친구도 있었을 정도예요. 2000년대 초반에 잘나가던 한 에로영화 제작사는 룸살롱을 만들어 소속 여배우들을 거기서 일하게 해 대박이 났을 정도예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이쪽에선 다시 유흥업소에서 잘나가는 접대여성들을 캐스팅하려고 하는 겁니다.”
에로영화 제작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유흥업계에선 이런 영화계의 움직임에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순히 벗길 여배우가 필요해서 다가오는 손길인데 정말 영화배우가 되는 줄 알고 그 손을 잡았다가는 나중에 크게 후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동 소재의 한 텐프로 업소 사장의 얘기다.
“이쪽 일이야 소리 소문 없이 몇 년 해서 큰돈 벌어 떠나면 끝이지만 그쪽 일은 평생 기록이 남습니다. 게다가 영화 찍은 것을 계기로 이쪽 일을 했던 게 알려질 수도 있고요. 정말 믿을 만한 감독이 제안하는 경우라면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지만 단순히 벗을 여배우가 없어 들어오는 제안이라면 조심해야죠. 이용만 당할 수도 있으니까요.”
섭외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만 나돌 뿐 실제로 캐스팅이 이뤄졌다는 소문은 거의 없다. 역삼동 소재의 유명 텐프로에서 에이스로 불리는 접대여성이 한 영화사와 출연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유흥업계에서 잠시 나돌았지만 확인 결과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그렇지만 한국 영화계에 다시 벗는 영화 전성시대가 도래할 움직임이 엿보이면서 유흥업계도 덩달아 요동치고 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