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여인이 머물고 있다는 임 여인 외삼촌의 아파트. 그 앞에는 취재진들이 며칠째 진을 치고 있다. 구윤성 인턴기자
특히 임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무응답 하라는 거다… 내 인생은? 한 달 동안 가만있으라고? 내가 행동하다 보면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세요. 나는 여기서 나가야겠고, 네가 워딩은 하든지 하라고, 그대로 얘기하겠다. 직설적으로…. 그 인간 얘기 듣고 행동 취할 거야”라고 말한 부분을 두고 “검찰 쪽이 임 씨의 입막음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지기도 했다.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임 씨와 이를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검찰과의 연결고리가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때 임 씨가 ‘검사들의 장모님’으로 불릴 정도로 인맥과 정보가 탄탄한 만큼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채 전 총장 측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임 씨와 연락을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한 달간 숨으라는 얘기를 할 수가 있겠느냐”며 “자기 아들임을 부정했다는 부분도 내가 아니라 실제 아버지를 지칭하는 것일 수 있다”고 끝까지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임 씨는 감정 동요가 일어났던 같은 날 또 다시 입장을 번복해 의구심을 자아냈다. 임 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아이의 처지라든가 나의 입장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직접 인터뷰를 해본 사실도 없는데 주변 이야기만으로 (언론이) 저를 이 세상에서 살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놨어요”라며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혼외아들 의혹을 부인하는) 편지 내용 그대로고, 편지의 내용이 다소 의아하든 의아하지 않든 그건 분명한 사실이에요”라고 토로했다. 또 다시 혼외아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한 것이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비춰볼 때 임 씨의 ‘진심’은 감정동요가 일어난 입장에 쏠렸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진녕 변호사는 “임 씨가 전화 통화로 밝힌 입장은 실질적인 내용이 없고 감정으로만 호소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 임 씨 쪽에서 채 전 총장을 향한 입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임 씨가 진실을 밝히기까지는 사실상 ‘시간문제’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