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구도에 IT 관련 신사업을 활용한 것도 닮았다. 동양그룹은 동양네트웍스에 자금과 일감을 몰아주며 단기간에 회사를 급성장시켰다. 현 회장의 아들인 현승담 전 대표도 동양네트워크에서 첫 임원과 최고경영자 경험을 한다. 효성그룹도 효성ITX와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 등의 새 계열회사를 키웠는데, 역시 온라인 및 IT가 주력이다.
두 그룹 모두 이명박 정부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에 실패했다는 점도 같다. 성공했다면 그룹의 운명을 바꿨을 만한 큰 건이다. 동양그룹은 골든오일 투자실패로 동양생명을 매각해 손실을 충당해야만 했다. 이는 이후 그룹 붕괴의 출발이 된다. 2010년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시도에도 동양이 발은 담그지만, 현대차그룹 등 대그룹의 심기만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혹평을 들었다. 효성도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시도했다가 특혜 여론에 직면해 결국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의혹이 확산되면서 오늘날 사정당국 수사의 시발점이 된다.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형제그룹은 멀쩡하다는 것도 공통적이다. 동양의 자매그룹은 오리온그룹, 효성의 형제그룹은 한국타이어그룹이다. 조석래 효성 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이 전 대통령의 사위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다. 조 회장은 조 사장의 큰아버지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