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는 흑자기업인 데다 재무구조가 동양의 다른 계열사에 비해 비교적 우량해 법정관리를 신청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동양시멘트는 쌍용양회, 성신양회와 함께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라며 “생산능력과 매출에서 2위인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것이 의아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벌써 ‘동양시멘트를 누가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즉, 인수 후보 기업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동양시멘트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제 막 법원의 개시 결정이 내려졌을 뿐이다.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인(김종오 대표)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그에 따라 법원이 기업회생에 대한 인가를 내려야 한다. 매각 결정은 그 이후다. 그럼에도 동양시멘트 인수 후보 기업이 거론되는 까닭은 동양시멘트가 갖고 있는 상징성과 사업성이 크기 때문이다.
동양시멘트는 동양그룹 모태다. 고 이양구 창업주가 1957년 강원도 삼척에 동양세멘트공업(주)를 설립하면서 동양그룹이 출발했다. 이양구 창업주의 묘소도 동양시멘트 삼척 본사 안에 있다. 이런 이유에서 동양의 형제기업인 오리온이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동양시멘트 인수 후보로 삼성그룹도 거론되고 있다. 오리온과 마찬가지로 상징적인 이유에서다. 과거 고 이병철 창업주와 이양구 회장이 설탕업 동업을 하던 당시 매물로 나온 동양시멘트(당시 삼척시멘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둘 사이는 틀어졌다. 이때 인연으로 삼성이 동양시멘트를 인수할지도 모른다는 것. 그러나 시멘트업계와 삼성은 거리가 먼 데다 오히려 동양시멘트 인수 문제로 삼성과 동양이 틀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업계에서는 만일 동양시멘트가 매물로 나올 경우 국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가 강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대한시멘트 인수, 쌍용양회 지분 9.34% 인수 등 시멘트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9월 웅진식품을 인수하기도 했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