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7일 오후 서울지검 특수 3부 1228호 검사실. 이 날 아침 자택에서 검찰에 긴급 체포된 홍씨는 조사과정에서 다소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횡령한 돈을 어디에 썼느냐”고 캐묻는 검사에게 “(돈의 일부를) 여자 연예인과 MBC 드라마 PD에게 건넸다”고 털어놓은 것.
검찰이 밝힌 홍씨 진술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해 10월12일 회사 자금담당 직원에게 지시해 회사 공금 3천3백97만2천4백40원을 한 여자 연예인에게 건넸다. 또 한 달 뒤인 11월16일에는 같은 방법으로 MBC 장아무개 PD에게 2천만원을 건넨 사실도 확인됐다. 홍씨가 여자 연예인에게 돈을 건넨 것은 해외출장비 지원 명목. 장 PD에게 건넨 돈은 계몽사 계열의 엔터테인먼트회사 설립을 위한 연구비였다.
그러나 이튿날인 6월18일, 홍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은 주변 정황만을 설명한 뒤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돈을 받은 것으로 거명된 당사자에 대해서도 “수사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 구속영장에서도 장 PD의 실명은 공개했지만 여자 연예인의 이름은 끝내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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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텔리어>에서 배용준이 맡았던 역의 실제 모델은 홍승표 회장이라고 한다. | ||
지난해 봄 장 PD가 연출한 MBC 드라마 <호텔리어>의 실제 모델이 홍승표씨라는 사실이 함께 밝혀지면서 이같은 의혹은 한동안 확산되기도 했다.
드라마 <사춘기> <왕초> 등을 연출한 장 PD는 MBC내에서도 스타급 PD로 꼽히는 인물. 장 PD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받은 돈은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대한 기획안을 만들어 준 데 대한 사례비였다”며 “이 돈에 대한 세금도 냈으며 영수증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홍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동료로부터 홍씨를 소개받았고 그에게서 들은 얘기를 드라마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검찰 주변의 소문과 추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홍씨로부터 돈을 받은 여자 연예인의 존재 때문에 의혹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장 PD와 홍씨의 관계로 인해 <호텔리어>에 출연했던 여자 톱탤런트 A씨가 공연히 구설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탤런트 A씨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홍씨는 회식 자리에서 한두 번 본 것이 전부”라며 발끈했다.
구속 영장에 따르면 홍씨가 여자 연예인에게 건넨 돈은 유럽여행비용. 김회선 서울지검 3차장은 이와 관련해 “횡령한 돈을 누구에게 줬건 간에 개인적인 문제이며 받은 사람이 수사 대상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또 문제의 여자 연예인에 대해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탤런트 A씨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를 통해 홍씨의 돈을 받은 여자 연예인은 A씨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되면서 최근 검찰 주변에선 새로운 설이 떠돌고 있기도 하다. 장 PD나 드라마 <호텔리어>와는 상관없는 여배우 K양이 돈을 받은 당사자로 오르내리고 있는 것. 그러나 K양측 역시 이런 소문에 대해 펄쩍 뛰고 있다. K양은 홍씨를 만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는 게 K양측의 주장이다.
기업인이 횡령한 돈과 그 돈을 건네받은 연예인을 둘러싼 소문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당사자들의 항변에도 소문은 발 없는 말처럼 거리를 달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