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영 성과 평가 업체 CEO스코어에 따르면, 51개 상호출자제한 민간 기업집단 중 올해 신규 지정된 한솔과 아모레퍼시픽을 제외한 49개 그룹은 계열사로부터 총 173건에 걸쳐 2조 2441억 원의 자금을 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열사간 자금차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 181건, 1조 8976억 원에 비해 건수는 4.4% 줄었지만 금액은 18.3% 증가했다. 이들 그룹의 총 차입금 가운데 계열사 의존도는 지난해 0.92%에서 올해는 1.21%로 0.29%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총 173건의 계열사간 자금 대여 가운데 36건(20%)은 보험, 캐피털, 대부업체 등 계열 금융사가 자금을 빌려 준 경우여서 사금고화 논란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그룹별로는 롯데그룹의 계열사 자금 차입이 10건, 5628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호텔롯데가 롯데인천개발에 4600억 원 빌려준 것을 비롯해 금융회사인 롯데캐피탈이 롯데상사와 디시네마오브코리아, 현대정보기술 등에도 돈을 빌려줬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의 계열사간 차입 의존도는 13.5%로 지난해 같은 기간(6.1%)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법정관리 사태를 초래한 동양그룹이 14건, 444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중 9건은 금융사인 동양파이낸셜대부 등을 통한 자금 대여였다. 동양파이낸셜대부는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티와이머니대부, 동양파워 등에 자금을 빌려줬다.
이어 부영그룹(2988억 원), 홈플러스(1110억 원), 이랜드(946억 원)가 3~5위에 올랐다. 6∼10위는 GS, KT, 동부, STX, 포스코 순이었다. 한편 삼성과 현대차그룹에서는 각각 1건씩 37억원, 24억원의 계열사간 자금 차입이 이뤄졌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