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변성진 연구원은 “취득세가 영구적으로 인하돼 수요가 미래로 분산될 가능성이 크며, 수직증축 리모델링도 추가된 하나의 옵션 정도의 의미에 그쳐 주택시장 활성화 효과를 가져오기에는 미미해 보인다”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 입법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임대시장만 과거보다 확대될 뿐, 당분간 주택공급 확대를 통한 건설업종 모멘텀(상승동력)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등 해외 비중이 높은 건설업체들도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중동발 수주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고, 저가수주에 따른 부담을 덜어내는 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KODEX조선’은 상반기의 부진이 최근 주가급등으로 만회되면서 덕분에 지난해에 이어 2%대의 플러스(+) 수익을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전세계 상선 발주량이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덕분이다. 국내 업체들이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해양생산설비 발주가 지속된 덕도 톡톡히 봤다. 하지만 올해 급증한 탓에 내년에는 발주가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고, 최근 급등한 주가 때문에 가격부담도 커진 상태다. 올 하반기 보여줬던 극적인 반등을 내년에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가 상승이 발주량 정체에 따른 모멘텀 둔화를 상쇄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며, 아울러 해양구조물 발주를 좌우할 유가의 움직임도 봐야 한다. 상선 발주량 둔화에 민감하지 않고, 주가상승에 따른 가격부담도 상대적으로 작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현대중공업이나 현대미포조선은 환율과 기자재 단가 변화에 따른 수익성 민감도가 커 이익추정이 어렵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매력이 덜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혹시나’하는 기대를 키웠던 해운주, 즉 ‘KODEX운송’은 올 들어서 무려 35.47%나 미끄러졌다. 일단 내년 해운시장 전망이 좋지 않다. 건화물선 운임지수는 하반기 두 배 이상 오르며 내년 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하지만 컨테이너 운임은 하반기 들어 오르는가 싶더니 최근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그래도 컨테이너 운임이 내년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으로 보여 업종 전망 자체가 아주 어두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해운업체 내부 사정이다.
HMC투자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해운업황이 나아진다고 해도 국내 상장사 중 투자대안은 없는 듯하다. 최대 건화물 선사인 STX팬오션은 법정관리 중이고, 대한해운의 경우 법정관리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업종 대장주 격인 현대상선, 한진해운의 재무상황이 극도로 열악한 데 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SK해운, 국내 3대 해운업체의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020%에 달한다. 금융비용 중 이자비용만 2030억 원이다. 상황이 이 정도면 빚이 빚을 키우는 지경으로, 정상 기업이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채권단으로부터 현대증권 등 계열사 매각을 압박 받는 현대상선의 사정이 급하다. 내년 1분기에만 회사채 4100억 원, CP(기업어음) 1000억 원을 상환해야 한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유선박 및 부동산 매각, 채권 및 화물 운임 유동화, 회사채 안정펀드 신청, 유상증자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매각 과정이 쉽지 않고 시일도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정부 및 금융기관의 지원책이 긴급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달리 말하면 당분간 이들 업체에 대한 주식투자는 꿈도 꾸지 말라는 뜻이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