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1억 3000만 달러. 우리 돈 약 1378억 1300만 원(12월 24일 환율 기준)이란 어마어마한 액수다. 추신수의 연봉 규모는 그의 메이저리그에서의 위상을 고스란히 나타내주고 있다.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이 나온 것은 추신수가 49번째. 옵트 아웃*으로 인해 2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두 차례 체결한 알렉스 로드리게스, 2004년 1억 달러의 연장 계약에 이어 2012년부터 10년간 2억 4500만 달러의 FA 계약을 맺은 알버트 푸홀스가 두 차례씩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총액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이끌어 낸 역대 47번째 선수가 된 것이다.
외야수로는 나란히 8년간 1억 6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바 있는 매니 라미레즈와 맷 켐프, 이달 초 양키스와 계약을 체결한 제이코비 엘스버리(1억 5300만 달러), 그리고 칼 크로포드(1억 4200만 달러), 알폰소 소리아노(1억 3600만 달러)에 이은 역대 6위 기록이다. 추신수는 올해부터 2년간 1400만 달러, 2016-2017년 2100만 달러를 수령한 후 2018년부터 3년간 2000만 달러씩을 수령하게 된다. 연 평균으로는 약 1857만 달러(약 197억 원)씩을 받게 되는데, 이는 ‘뉴욕의 심장’으로 불리는 데릭 지터의 1890만 달러에 이어 역대 3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추신수의 1억 3000만 달러는 국내 프로야구 10구단인 KT의 창단 비용이 약 1000억 원 가까이 쓰였음을 감안하면 야구단 하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규모의 금액이다. 또한 2013 시즌 잠실구장의 마지막 경기였던 한국시리즈 5차전의 입장 수익 약 86억 원보다 16배 높은 숫자로, 당시 관중수 2만 5500명을 대입해 계산하면 추신수는 40만 8000명에게 한국시리즈 티켓을 무료로 나눠줄 수 있다. 추신수의 연 197억 원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인 메시와 호날두의 연봉(200억 원대 초반 추정)에 육박하며, 올해 PGA 상금왕 타이거 우즈의 92억 원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물론 우즈의 총 수입 중 상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분이다).
12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알링턴의 레인저스 볼파크에서 열린 추신수 입단식. 홍순국 사진전문기자
추신수의 연 평균 금액을 그의 성적에 대입해서 보다 세분화해보자. 개막 후 두 달이 지나 메이저리그로 올라선 2008년과 손가락 골절상을 입은 2011년을 제외한 풀타임으로 활약한 4시즌 동안, 그는 평균 682타석에 들어서 168안타를 기록했다. 7년간 같은 성적을 기록한다고 가정하면 추신수는 타석 당 2만 7230달러(약 2884만 원), 안타 하나 당 11만 544달러(약 1억 1710만 원)를 받게 되는 셈이다.
추신수는 풀타임 4년간 평균 87개의 볼넷과 17개의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이를 연 평균 금액에 대입하면 볼넷을 골라 1루로 걸어 나갈 때마다 21만 3464달러(약 2억 2612만 원), 한 번 몸에 맞을 때마다 109만 2436달러(약 11억 5722만 원)를 버는 셈이다. 추신수는 같은 기간 세 차례 20-20 달성에 성공했으며, 연 평균 20홈런과 21도루를 기록했다. 계약 기간 동안 평균 성적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1홈런 당 92만 8571달러(약 9억 8364만 원), 한 번 베이스를 훔칠 때마다 88만 4353달러(9억 3680만 달러)를 수령하는 셈이 된다.
추신수의 연 평균 금액은 2013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선수들의 평균 연봉 339만 달러보다 약 5.5배 높은 금액. 시장 규모에서 엄청난 차이가 나지만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2013 시즌 외국인 선수 포함 1억 4535만 원을 기록한 국내 프로야구 평균 연봉보다 약 135배가 높다. 약 3억 8000만 원의 일본 프로야구보다도 약 51배나 높은 금액. 1년 365일로 환산하면 추신수는 7년간 매일 5만 881달러(약 5388만 원), 시간 당 2120달러(약 224만 원)를 벌게 되며, 1분당 35달러(약 3만 7000원)씩을 받게 된다.
추신수는 계약 기간 내 코리안 메이저리거 연봉 총액에서 역대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까지 최다 기록은 박찬호가 17년간 거둬들인 약 8543만 달러(약 904억 원). 추신수는 이를 계약 기간을 3년이나 남겨 놓은 2017년 넘어서게 된다. 또한 추신수의 총액 1억 3000만 달러는 올 시즌까지 거둬들인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합산 연봉보다도 많은 액수. 박찬호를 필두로 김병현이 약 2000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올 시즌 류현진의 333만 달러까지 추신수를 제외한 나머지 코리안 메이저리거 12명이 벌어들인 연봉 총액은 1억 1500만 달러였다. 연 평균 1857만 1428달러는 계약금을 제외한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입성 후 연봉 총액보다도 높은 금액인데, 지난 2008년 39만 달러의 연봉을 받기 시작한 추신수는 올해 약 737만 달러까지 총 1721만 800달러를 벌어들인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별도의 가외 수입도 추신수를 기다리고 있다. 텍사스는 추신수의 동기 부여를 위한 인센티브를 마련해놨다. 정규시즌 MVP 수상 시 25만 달러(약 2억 6500만 원), MVP 투표 5위 안에 들 경우 5만 달러(약 5300만 원)를 수령하게 되며, 월드시리즈 MVP 15만 달러(약 1억 5900만 원),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MVP의 경우에는 10만 달러(약 1억 600만 원)를 추가로 받게 된다. 올스타전 출전, 실버 슬러거 수상, 골드 글러브를 따내는 경우 역시 10만 달러가 추신수의 손에 쥐어지게 된다. 또한 대박 계약으로 인해 폭등한 그의 가치는 향후 광고 시장에서도 반영될 것이 분명하다.
옵트 아웃: 계약기간 중 잔여 연봉을 포기하는 대신 FA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 류현진도 첫 5시즌 동안 750이닝 이상을 소화할 경우 옵트 아웃을 선언하고 FA 시장에 나와 대박 계약을 노릴 수 있다.
김중겸 메이저리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