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간 재계 순위 급변...한진 10대 그룹 제외될 듯

[일요신문] 최근 재계 순위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부영그룹과 한라그룹이 지난 10년 간 재계 순위가 가장 급등한 그룹들로 나타났다.

더욱이 올해는 STX와 웅진, 동양 등 3개 그룹이 해체 위기를 맞으며 대기업 집단 지정에서 탈락했거나 탈락을 앞 두고 있으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한진과 동부, 현대 등이 재계 순위에서 2~5단계 하락이 예상되는 터라 재계 순위가 더욱 요동칠 전망이다.

8일 기업경영성과 평가 업체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2004∼2013년 10년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의 자산 순위를 조사한 결과 재계 순위가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그룹은 부영과 한라였다. 두 그룹은 각각 14단계씩 재계 순위가 상승했다.

부영은 지난 2004년 36위에서 지난해 말 22위로 14계단 올라선 가운데 올해도 구조조정을 앞둔 그룹들이 예정대로 자산을 순조롭게 매각할 경우 다시 3계단이 상승해 19위로 순위가 뛰어오를 전망이다.

지난 2008년 대기업집단으로 처음 진입한 한라그룹도 자산 순위가 2008년 53위에서 지난해 39위로 14계단 치솟아 부영그룹과 함께 상승률 공동 1위에 올랐다.

미래에셋은 지난 2008년 44위로 첫 대기업 집단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 33위로 올라서 재계 순위 상승률 3위를, 교보생명은 2007년 53위에서 43위로 뛰어 4위를 차지했다.

이어 에쓰오일(30위→23위), 한국GM(34위→28위), 대우조선해양(24위→19위)도 각각 7계단, 6계단, 5계단 상승했고 CJ, LS, OCI, 한진중공업, 대성, 태영 등 6개 그룹은 각 3계단을 올라섰다.

반면 한솔은 2004년 28위에서 지난해 50위로 무려 22계단이나 추락했다. 2009~2012년 4년 간 자산 규모 5조 원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아예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조차 안됐다가 지난해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순위 하락 2위는 대우건설로 2004년 14위에서 지난해 27위로 13계단 떨어졌다. 이어 이랜드 11계단(38위→49위), 세아 10계단(31위→41위), KT&G 9계단(28위→37위) 등의 순이었다.

특히 구조조정을 앞둔 한진, 동부, 현대 등은 올해 계열사 매각으로 자산이 크게 줄어 순위가 추가로 떨어질 전망이다.

재계 순위 9위인 한진은 올해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 매각, 부동산 매각 등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3조 9000억 원 가량 자산이 줄어들어 순위가 11위로 2계단 떨어지게 된다. 한진이 떨어진 9위 자리는 11위였던 KT가 차지할 전망이다.

재계 순위 17위인 동부도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등을 매각해 자구노력에 성공한다면 자산이 약 3조 4000억 원 줄게 돼 20위로 3계단 추가 하락한다.

현대그룹도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등 4조 원 이상의 자산 매각이 이뤄지면 기존 21위에서 25위로 4계단 하락이 예상된다.

이 밖에 이미 동양그룹은 작년 말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 대상 지정에서 제외된 상태다.

10대 그룹 내에서도 순위 변동이 예상된다. STX에너지를 인수한 GS그룹의 자산규모가 현대중공업 그룹을 뛰어넘어 7위와 8위의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존재한다.

올해는 별 변동이 없지만 1∼6위도 10년간 부침을 겪었다. 삼성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2004년 3위에서 2005년 2위로 올라선 이후 2위 자리를 공고히 했고 SK도 4위에서 2006년 3위로 1계단 올라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LG는 2005년 GS, LS 등의 잇따른 분가로 2위에서 4위로 2계단 떨어진 채 순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롯데는 꾸준한 몸집 불리기로 7위에서 5위로 2계단 올라섰고, 포스코는 변함없이 6위를 지키고 있다.

이연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