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최근 과학기술계 인적 구성에 있어 유독 두드러진 현상 하나가 있다. 최근 연구기관에 입성한 인재들 상당수가 과학고를 비롯한 특수목적 고등학교 출신이라는 점이다. SKY와 KAIST로 대변되는 ‘기술마피아 학맥 카르텔’에 특목고가 새롭게 구축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특목고(외국어고) 출신 법조인이 부상하고 있는 법조계와 유사한 현상으로 치부되고 있다.
실제 기술마피아의 핵심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SKY 공과대학과 KAIST 입학생 상당수는 과학고와 영재고를 포함한 특목고 학생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KAIST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입학생 중 무려 74.7%가 특목고 출신이었다. 해당 학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조기 입학 제도를 포함해 특목고 인재 영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업계 내부에서는 이러한 특목고 카르텔 시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 명문대 공대 교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비(非)SKY, 비KAIST 출신 연구자들에 대한 차별 문화는 존재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SKY, KAIST 출신 젊은 연구자들 사이에서 과학고 출신 여부를 두고 경계를 짓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과학기술 권력 중심부에서도 성골과 진골로 계급화가 더욱 세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학기술 권부의 계급화 현상은 분명 업계 내부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