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 일가가 소유한 것으로 밝혀진 부동산 3곳의 주변 부동산중개업자들은 대부분 “전두환 전 대통령 가족이 소유자라는 소문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대리인들이 찾아와 계약을 맺고 재산관리를 대신 맡고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전씨 일가족의 모습을 직접 보았다고 밝힌 부동산업자는 없었다.
이 부동산들이 과연 어떤 형태의 것들이고 언제부터 전씨가(家)와 인연이 닿게 된 것인지 ‘현장’을 훑어봤다.
▲ 전재국씨(원안)가 지난해 인수한 것으로 밝혀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소재 ‘시공 아트 스페이스’. | ||
전재국씨가 지난해 6월에 사들인 평창동 전시장이다. 영자로 ‘SIGONG ART SPACE’(시공 아트 스페이스)란 문구가 박힌 이 건물은 말 그대로 예술품 전시장 용도로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인근 부동산업자에 따르면 이 건물은 원래 한 대형미술관이 짓기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이 업자는 “토탈미술관측이 사옥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었다가 재정이 악화돼서 공사를 중단했다고 한다. 건물이 미완성 상태여서 흉가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어떻게 연결이 됐는지 전재국씨가 그 건물을 샀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후 이 건물은 전재국씨측에 의해 보수 공사가 진행돼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한다. 인근 부동산업자는 “최근에 공사가 끝났고 아직 건물 안에는 사람이 없다. 건물이 워낙 깨끗하고 화려하게 지어져서 동네 미관이 훨씬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전재국씨 소유라는 것을 상징하는 ‘SIGONG’(시공) 문구도 아주 최근에 외부에 붙었으며 그제서야 ‘전씨 집안’이 주인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동네에 나돌았다고 한다.
인근 부동산업자에 따르면 이 전시장의 면적은 대략 2백50평. 그는 “근처 시세를 보았을 때 그 건물 부지의 시세는 평당 5백만원선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평창동 건물에 비해 ‘크기는 절반가량, 기쁨은 네 배’인 곳도 있었다. 강남구 논현동 85-6번지에 위치한, 전두환씨 장손녀 소유 부동산이 그것. 전양은 대지 1백16평짜리 이 땅을 최아무개씨와 공동소유하고 있다. 지분은 7/10.
이 곳에는 현재 대형 참치횟집이 자리하고 있다. 인근 부동산업자는 이에 대해 “전두환 전 대통령 친인척 소유로 돼 있으며 현재 횟집 운영자가 세를 얻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인근 부동산업자에 따르면 이 지역 평당 시세는 1천8백만원에서 2천만원 사이를 오르내린다고 한다. 이 업자는 “권리금만 해도 1억원을 넘기는 곳이며 월세는 5백만원”이라고 설명했다. 평창동 시공아트스페이스에 비해 평수는 절반가량이지만 평당 시세는 네 배에 이르는 셈이다.
아무개양의 논현동 부동산 인근에는 고급 주택가와 고급 식당가가 늘어서 있다. 소위 ‘있는’ 사람들이 가족 단위 외식 장소로 애용하는 조용한 동네라는 게 지역주민의 설명이다.
중앙대학교 맞은편 명수대 한양아파트 근처에도 전두환씨 일가가 소유한 주택이 있다. 차남 재용씨가 공동소유(지분 약1/3)하고 있는 흑석동 48-1XX번지의 집(대지 41평)이 그것.
이 지역 일대엔 최근 ‘재개발 바람’이 불어닥친 상태. 부동산업자에 따르면 “원래 흑석동 48번지 일대는 평당 시세가 3백만~4백만원 정도 였는데 최근 재개발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6백만원 이상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이 부동산업자는 “이곳이 재개발된다는 소문 덕에 외지 사람들이 몰려들어 집을 보러 다닌 사례가 많았다”며 “그러나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족이 이 근처에 집을 샀다는 소문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