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수출 규모(7위)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순위인데다, 중국이 빠르게 세계 수출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분발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2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내 놓은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으로 본 우리 수출 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수는 2011년 61개에서 소폭 증가한 64개로 집계됐다. 세계 순위도 15위에서 한 계단 상승한 14위를 기록했다.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이란 세계관세기구(WCO)의 HS 6단위(국제무역에서 관세·무역·통계 등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국제통일 상품분류표) 기준으로 세계 수출시장에서 각국의 품목별 수출 순위를 집계해 1위 품목만 산출해 낸 것을 가리킨다.
2011년에 이어 2012년에도 한국이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품목은 메모리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탱커 등 48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에 추가된 품목은 프로필렌 공중합체 등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1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화학제품(20개)와 철강(10개), 전가기계(7개) 등에서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을 다수 배출했다. 화학제품의 경우 최근 5년간 점유율 1위 품목수가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수송기계와 섬유제품, 철강 등은 품목은 감소했다. 2011년에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였으나 2012년에 탈락한 품목은 철강, 섬유 등 13개 품목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전세계 1485개에 달하는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을 기록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독일(703개)과 미국(603개), 일본(231개) 등이 그 뒤를 따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별 경쟁 부문에서 2012년 한국이 세계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품목 64개 중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12개), 미국(8개), 독일(6개), 일본(6개) 등이다. 1위 품목의 절반인 32개 품목에서 상위 4개국이 한국과 경쟁하고 있는 셈이다.
무역협회는 특히 중국의 추격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품목 중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한 7개 품목에서 중국과 3%대 이하의 근소한 점유율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한국도 상위 4개국이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품목 172개에서 점유율 2~3위를 기록하며 거리를 좁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환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수출 규모면에서 세계 7위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수에서 14위에 그쳐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분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