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개발해 세계 시장을 장악한 스마트폰 바탕화면 꾸미기 앱 ‘고런처’. 국내 유명 기업인 네이버는 ‘도돌런처’, 다음은 ‘버즈런처’, 카카오는 ‘카카오홈’을 개발해 런처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러한 국내 업체들의 앱 전쟁은 최근 중국에서 개발해 세계 시장을 장악한 ‘고런처’와의 전쟁에서 점입가경에 빠져들고 있다. ‘런처’란 스마트폰 바탕화면을 꾸밀 수 있는 앱으로, 최근 젊은 층이나 여성 사용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런처’가 전세계 1억 명(누적 다운로드)의 이용자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자 국내 유명 기업들의 런처 앱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자회사 캠프모바일을 통해 ‘도돌런처’를, 다음은 지난해 9월 런처 회사인 버즈피아를 인수해 ‘버즈런처’를, 카카오는 ‘카카오홈’을 개발하며 런처 전쟁에 뛰어들었다. 다양한 테마와 기능을 지닌 도돌런처는 지난해 말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500만 건을 돌파하며 국내 시장에서 고런처를 뒤쫓고 있다. 그 외에 버즈런처 카카오홈도 각각 450만 다운로드에 들어서며 한국형 런처 앱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의 NHN 관계자는 “모바일 서비스가 도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떤 게 킬러 서비스가 될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그것(런처)이라면 다양한 기업들이 뛰어드는 것”이라며 “딱히 누구의 것이 있는 게 아니라 누가 먼저 이용자를 유치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네이버가 검색 사이트, 블로그 등을 초반에 시작했지만 결국 다른 데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유명 대기업들은 해외 앱과 경쟁하며 발전하고 있지만 앱 시장에서 경쟁하는 영세업자들 입에서는 설 곳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청년층의 소자본 벤처 창업 통로인 앱 시장 ‘골목상권’이 막혀버리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개인 사업자 류 아무개 씨(33)는 “예전에는 앱 시장이 괜찮았는데 요즘은 큰 회사가 아니면 잘 안 된다”며 “초반에는 기업들의 자금이 유입되기 전이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게 가능하지만 이제는 마케팅 등에서 큰 회사들에 밀리고 괜찮은 앱들을 내놓으면 큰 기업들이 자회사를 만들고 비슷한 앱을 내놓는다. 게다가 대기업들은 무료 앱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여 한국 소비자들은 유료 앱을 잘 구매하지 않으려 해 살아남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소비자 트렌드에 따라 앱 개발자가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알람몬’으로 유명한 김영호 말랑스튜디오 대표는 “2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을 새로 쓰는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소비자들이 호기심도 많고 새 앱들을 많이 쓰는 분위기였다. 그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과거에 쓰던 앱을 바꾸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신규 업체 입장에서는 수요가 줄어들었다”며 “특히 메신저나 런처처럼 큰 카테고리는 작은 회사가 뛰어들기 어렵다. 메신저 시장은 규모가 너무 커졌고 런처도 개발 난이도가 높다. 개인 사업자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
10대 타깃 ‘연예인 마케팅’
최근 인스턴트 메신저 ‘돈톡’이 출시 약 두 달 만에 다운로드 100만 건을 넘어서며 약진하고 있어 화제다. 국내 메신저 시장에서 애플리케이션(앱) 붐을 몰고 왔다고 할 수 있는 ‘카카오톡’과 네이버에서 만든 ‘라인’, 다음에서 개발한 ‘마이피플’이 국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틈새를 비집고 존재감을 알린 까닭에서다.
돈톡의 성공비결은 바로 연예인을 통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 SBS <런닝맨> 간접광고(PPL)와 CGV 등의 극장광고, 윤종신 김예림 하하 길 개리 등 유명 연예인들이 등장하는 유튜브 홍보 영상으로 등으로 10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또한 ‘엑소의 쇼타임’ 등 아이돌을 참여시키는 등 적극적인 연예인 마케팅으로 일명 ‘연예인 톡’이라고 불리고 있다. 돈톡은 기존 메신저들과 다르게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영구 삭제할 수 있는 ‘펑 메시지’ 기능을 개발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
돈톡이 연예인 톡으로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윤종신 씨가 프로듀서로 있는 연예기획사 미스틱89와 돈톡 개발 회사인 브라이니클과의 관계 덕분이다. 브라이니클의 이학희 부사장이 미스틱89의 대표다. 브라이니클 관계자는 “이미 메신저 시장은 포화상태다. 그래서 틈새시장인 10대를 타깃으로 만들기로 했다”며 “그러다 보니 연예인 마케팅에 주력하게 됐고 회사가 기본적으로 연예인, 방송 쪽과 친분이 있어 마케팅이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의 선두인 카카오톡과 라인도 드라마 PPL을 유치하며 홍보에 한창이다. 이미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두 기업은 국내보다는 해외 쪽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홍보팀 관계자는 “이번에 동남아시아 쪽을 노리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빅뱅 등 한류 연예인들을 섭외해 광고하고 드라마 PPL도 하고 있다”면서 “한국 드라마가 해외로 수출되면 한류 바람을 타고 홍보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최근 시청률 20%대를 넘는 인기 드라마 PPL로 화제를 모은 네이버 측도 “우리는 글로벌화를 지향하고 있는데 이미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쪽에서는 반응이 좋다”며 “최근 드라마 PPL도 홍보에 긍정적 역할을 줄 것으로 본다. 올해 목표가 전세계 이용자 5억 명을 돌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