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3일(현지 시각)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자산 760억 달러(81조 3732억 원)로, 멕시코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720억 달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빌 게이츠가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지난 20년 동안 15번째다. 최근 4년간은 슬림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세계 최고 갑부였던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은 순자산 720억 달러를 기록하며 2위로 밀려났다. 금·구리가격 하락으로 보유 자산이 지난해보다 10억 달러 줄었기 때문이다.
패션브랜드 '자라'로 유명한 스페인 최대 의류제조업체 인디텍스 창업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640억 달러)가 3위,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워런 버핏(582억 달러)이 4위, 오라클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480억 달러)이 5위로 뒤를 이었다.
인터넷 기업 창업자들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323억 달러)와 세르게이 브린(318억 달러)이 각각 17위, 19위에 올랐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320억 달러)는 18위다.
1년 동안 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인물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로, 자산이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나 21위(285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인 중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11억 달러(약 11조 9000억 원)로 102위를 기록해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68억 달러(약 7조 3000억 원)로 202위를 차지했다.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평균 자산 47억 달러 이상 억만장자 수는 총 1645명으로 작년 1426명보다 늘었다. 이들의 자산 총액은 작년 5조 4000억 달러보다 늘어난 6조 40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여성 갑부 수는 172명으로 작년 138명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여성 갑부 중에서는 월마트 상속인 크리스티 월슨(367억 달러)이 1위를 차지했고,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 창립자 상속자인 릴리안 베탕쿠르가 2위(345억 달러)에 올랐다.
국적별로는 미국인이 492명으로 가장 많으며 중국인(152명), 러시아인(111명) 순이었다. 또한 억만장자의 3분의 2 가량인 1080명이 자수성가한 인물이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