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몽구 회장, 정몽준 의원.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오후 7시부터 예정된 제사에 맞춰 장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손 정의선 부회장,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범현대가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해 10월 정몽구 회장의 부인 이정화 씨 제사 이후 5개월 만이다. 이에 재계나 언론에서는 이들이 모여 어떤 대화를 했는지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현대가 ‘왕자의 난’ 등으로 관계가 좋지는 않지만 현대그룹 등이 위기인 만큼 경영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지 않겠느냐는 것.
그러나 정 명예회장의 제사에서는 별다른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정주영 명예회장 제사는 7시부터 1시간가량 진행된다. 그런데 가족 행사인 만큼 모여도 사업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정몽준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에 따른 현대중공업 주식 백지신탁과 관련해 가족들과 의논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집안은 제사에서 현안과 관련된 얘기를 많이 안 한다”면서 “오늘 그런 얘기를 물어볼 사람도 없고, 말할 생각도 없다”며 말을 줄였다.
정 의원은 내년 정주영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 행사에 대해서는 “당연히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1915년 11월 25일생으로 내년은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제사는 장자인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그룹이 주관을 했지만, 추모행사는 각 그룹마다 독자적으로 진행해 왔다.
올해는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은 제사와 묘소 참배 이외에는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보냈다. 다만 정몽준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은 정주영 명예회장 기일에 앞서 추모식과 추모음악회 등을 진행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