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귀하’ 100대 기업에 발송
기업들이 한기총의 공문을 받은 때는 지난 2월 초·중순. 이중에는 거절한 기업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기총 관계자는 “거의 다 회신이 왔는데 찬성하는 분도 있었고 반대하는 분도 있었다”며 “부담을 주거나 강제적인 사항은 절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부담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대표적인 교회연합조직 한기총이 보낸 데다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는데 완전히 무시하거나 단칼에 거부할 수 있는 기업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공문을 받은 한 대기업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야 뜻에 맞지 않으면 정식으로 항의하거나 반박할 수도 있지만 기업은 그렇지 않다”며 “대표이사께서 어떻게 할지 꽤 고민했으며 우리도 그런 공문에 대해 기분이 나빴다”고 귀띔했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한기총 선정 100대 기업 명단을 보면 그룹 차원이 아닌 개별 회사로 돼 있으며 공문은 회사가 아닌 대표이사 앞으로 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엘지전자(주) 구본준 대표이사님 귀하, 현대글로비스(주) 김경배 대표이사님 귀하’ 식이다.
‘삼성에스디에스(주) 고순동 대표이사님 귀하, (주)한진해운 김영민 대표이사님 귀하, (주)포스코 정준양 대표이사님 귀하, (주)이마트 허인철 대표이사님 귀하’처럼 지금은 대표이사가 아닌 사람 앞으로 보낸 경우도 있다. 또 ‘지에스건설(주) 허동수 대표이사님 귀하’처럼 아예 대표이사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한기총이 명단을 준비하던 시기와 우편물을 발송한 시기가 이르고 기업 현황을 잘못 파악한 탓이다. 한기총 관계자는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를 근거로 명단을 작성했다”며 “대표이사의 종교를 파악하고 보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문을 받은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우리 대표이사의 종교는 불교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거절했다”며 “한기총이 너무 앞서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계열사별로 여러 통의 공문을 받은 한 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마다 한기총이 보내온 공문을 받았지만 모두 정중히 거절했고 거절 과정에서 잡음은 없었다”며 “협찬이나 헌금 같은 문구는 없었지만 기분 좋은 공문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아직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 등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기총은 기도회를 계속 준비하고 있다. 한기총 관계자는 “해외 쪽도 있고 해서 준비위원회 조직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준비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조직되면 다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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