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일림산이 국내 최대 철쭉 군락지로 인해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보성군이 일림산 인근 장흥 삼비산 정상에다 ‘일림산’ 표지석을 세워 장흥과 보성군 지역 산악·사회단체, 주민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양 지역간 대립은 장흥군 안양면에 위치한 삼비산(643m) 정상에 보성군이 지난해 도비 지원을 받아 일림산이라는 표지석을 설치한 이후 장흥군 번영회를 비롯한 지리학계·산악인들이 강하게 반발, 전남도와 지리원에 지명표기 정정을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이어 장흥군 안양면 청년회원들이 지난 5월 보성군에서 설치해둔 일림산 표지석을 훼손시키면서 보성 다향산악회측이 이들을 형사고발하는 사태로 이어지고 있어 자칫 양 자치단체간 분쟁으로 비화될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장흥지역 사회단체나 주민들은 이 산이 수백 년 전부터 삼비산으로 불려오고 있을 뿐 아니라 현재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한 지도상에는 삼비산 표기가 누락된 상태지만 국방부의 유사시 군작전은 삼비산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보성에서 주장하는 일림산(해발 627m)은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한 지도를 비롯한 모든 자료에 지명이 표기되어 있는 다른 산인데도 또다시 삼비산에 ‘일림산’이라는 표지석을 세운 것은 지리학계와 군 작전에도 논란을 불러올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립지리원이 발행하는 지도에 지명표기가 되기 위해서는 해당 군 지명위원회가 심의·결정한 뒤 도 지명위원회를 거쳐 중앙지명위원회에서 최종 심의·의결돼야 한다. 그동안 장흥군은 지명표기 절차를 이행치 않고 있다가 지난 2월14일에 전남도에 지명제정을 신청한 상태다.
[광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