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10대 내연녀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억울하게 죽은 딸과 관련해 사건의 내막을 알고 싶은 엄마와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는 피의자 최 씨의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 3월 13일 새벽, 엄마 백유선 씨(가명)는 키우던 강아지가 크게 짖는 소리에 딸 혜주(가명)의 방문을 열었다가 목에 끔찍한 상처를 입은 딸을 발견했다. 사건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이 트라우마를 입을 만큼 사건현장은 처참했다.
제빵용 칼에 다친 혜주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다. 범인은 13세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늘 자상한 모습을 보였던 혜주의 남자친구 최 씨였다.
놀랍게도 범행 다섯 시간 만에 검거된 최 씨는 혼자가 아니었다.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였던 것. 최 씨는 혜주의 집을 거리낌 없이 드나들며 가족들과도 가깝게 지냈지만 그가 유부남이란 사실은 혜주도, 그의 가족들도 전혀 알지 못했다. 심지어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전날도 그들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최 씨를 찾은 엄마는 “미안하다는 생각은 들긴 해? 혜주 생각은 나? 어떻게 내가 있는데 그런 짓을 하느냐? 너도 새끼 있잖아. 내 새끼 그렇게 만들어 놓고 네 새끼 걱정은 돼?”라며 절규했다.
유리벽 너머에 있던 최 씨는 백 씨의 절규를 묵묵히 듣고 있다가 혜주와 함께 찍은 사진을 꺼내놨다. 자신이 죽인 혜주의 사진을 갖고 있는 최 씨를 향해 엄마는 “그거 왜 갖고 있어? 그거 왜 갖고 있느냐고 네가“라며 기막혀 했다. 이어 ”납득이 안가잖아요. 모든 정황이 납득이 안 간다고요. 그렇게 죽였는데 사진을 왜 가지고 있느냐고요“라며 분노했다.
이날 제작진이 만난 혜주 씨의 친구들은 최 씨가 유부남인 걸 안 혜주가 최 씨와 헤어지려 했으며 그 과정에서 최 씨가 혜주에게 협박했던 사실을 밝혔다. 혜주가 새 남자친구를 만나자 최 씨는 자살하겠다고 협박하거나 심상찮은 내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는 이를 ‘이별살인’으로 규정했다. 오 교수는 ”대단히 집요하고 엄청난 집착을 하고 있다는 걸 볼 수 있다“며 최 씨의 문자를 분석하며 ”화가난다는 것보다 슬프다고 하는 건 더 무서운 일이다. 내가 가질 수 없으면 파괴하겠다는 심리“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