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대구시내 유흥주점은 1천4백62개소로 신규허가 제한 규정이 풀린 2000년 말 8백82개소에 비해 5백44개소가 늘어났다. 유흥주점이 3년도 채 안돼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매년 1백80여 개소가 늘어났다. 또 9월 말 단란주점은 3백38개소, 노래방은 2천74개소로 2000년 말에 비해 37개소, 2백14개소가 각각 늘어났다.
이에 따라 1만 명당 유흥주점의 수는 대구가 5.64개소로 인구가 비슷한 인천(4.93개소)이나 대전(3.98개소)보다 훨씬 많았고, 경제력 규모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서울(2.66개소)보다도 2배 이상 많다.
더욱이 이들 도시들은 술, 노래, 접대부가 허용되는 유흥주점이 접대부가 허용되지 않는 단란주점에 비해 비슷하거나 조금 많았지만, 대구는 유흥주점이 단란주점에 비해 4배 이상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의 단란주점 업주 이아무개씨(34)는 “대구에 유흥주점이 많은 이유는 손님들이 노래방이든 단란주점이든 술과 노래에다 접대부가 없으면 찾지 않기 때문”이라며 “어쩔 수 없이 단란주점도 접대부를 고용하는 등 불법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2000년 말 규제완화조치로 유흥주점의 신규허가제한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불경기에도 유흥주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다시 규제를 강화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이나 인근지역에 비해서도 산업 기반이 취약한 대구지역에서 유흥업소만 늘어나는 것은 향락소비도시로 전락하고 있는 방증인데도 대구시나 지역 경제계가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대구의 미래는 없다”고 지적했다.
[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