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한 나이트클럽 무희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 ||
이 같은 모습은 요즘같은 불황에 대다수 유흥업소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다. K업소가 불황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누리는 데는 나름대로 비결이 있었다. 비밀은 바로 ‘북창동식 서비스’였다. 저렴한 가격에 ‘화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북창동식 서비스가 손님들의 발걸음을 끌고 있다는 것.
세칭 북창동식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저렴한 술값. 강남 등 고급 룸살롱의 하룻밤 가격이 술값만 1인당 30만~40만원인데 비해 북창동은 1인당 20만~25만원으로 저렴하다.
또 이 업소는 서비스면에서도 어느곳보다 화끈하다. 북창동 서비스는 크게 3단계로 이뤄진다. ‘신고식’, 나체쇼 그리고 마지막 ‘전투’가 그것. 아슬아슬한 옷을 입고 들어온 아가씨들이 이마저도 벗어버리는 스트립쇼에, ‘계곡주’ 등의 질펀한 술자리가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유사 성행위가 이루어진다.
술이 한창 오르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쇼타임이 시작된다. 술자리에서 가장 경력이 많은 아가씨가 마이크를 잡고 ‘끈적한’ 노래로 분위기를 잡는다. 이때 막내에 해당하는 아가씨가 전라로 테이블 위에 올라가 노래가 끝날 때까지 춤을 춘다. 천정에는 쇼를 위한 봉이 달려있어 이 봉에 매달린 아가씨가 갖가지 눈요기거리를 제공한다.
하룻밤 화끈하게 유흥을 즐기는 ‘북창동식’ 서비스가 유흥업소들의 새로운 불황탈출법으로 등장하고 있다.
한때 천박한 문화로 치부됐던 이런 서비스를 도입한 유흥업소들이 서울에서만 방이동 남현동 등 신흥 유흥지역 업소들 사이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제2의 북창동’을 내세우면서 성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일부 강남의 고급 룸살롱들도 불황탈출을 위한 전략의 하나로 ‘북창동식 서비스 도입’에 나서는 한편 이를 홍보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불황의 틈을 타고 이제 ‘북창동식 서비스’가 유흥업계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에서 네티즌끼리 정보를 교환하여 업소비교가 가능하고, 심지어 손님들이 조건을 제시하면 웨이터들이 답글을 보내 가격과 서비스를 맞춤으로 내놓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불황과 인터넷이 만나 성업중인 ‘북창동식 밤문화’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북창동에서 만난 한 유흥업소 영업부장은 “불황 속에서도 북창동이 꾸준히 매상을 올린다는 소문을 듣고 업소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곳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업소들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방이동, 남현동, 일산, 부천, 성남, 분당 등이 대표적이다”라고 전했다.
신흥 유흥업지로 떠오른 방이동에서 만난 한 젊은 샐러리맨은 “이곳에서 북창동식 시스템을 내세워 호객행위하는 업소가 몇 군데 있다. 한 업소에서 연말에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셨는데, 북창동 못지 않았다. 일부 업소는 북창동보다 더 저렴하다는 얘기까지 들었다”며 전했다.
방이동 소재 C업소 관계자는 “우리는 북창동에서 장사를 하다 이곳으로 왔다. 북창동에서 익힌 노하우로 이곳에서 영업을 하니 입소문이 퍼져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장사가 잘 된다는 얘기를 듣고 북창동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가 늘어 현재 10여 개 남짓한 업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취객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는 호객꾼은 “북창동식 업소가 아닌 일반 룸살롱에서도 업주와 가격흥정을 잘하면 북창동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귀띔해 줬다.
한편 고급 술집의 대명사로 통했던 강남의 룸살롱도 ‘자존심’을 버리고 북창동식 서비스체제를 갖춘 곳도 있다. 역삼동 골목에서 만난 ‘삐끼’에게 북창동식 업소를 찾는다고 하니, 주변을 한 번 두리번 거리더니 조용한 곳으로 데려가 얘기한다. “강남에서 그런 술집 소개하기가 쉽지 않다. 잘 아는 업소가 하나 있는데…”라며 조건을 제시했다. 북창동보다는 조금 비싼 가격이었다.
호객꾼의 손에 이끌려 들어간 강남 소재의 한 업소. ‘북창동보다 더 쎄다’는 이 업소의 주인은 “영업이 이만저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콧대 높은 강남이라도 장사가 안 되는데 어떡하겠는가. 솔직히 강남에서 강북식 서비스로 영업한다고 다른 업소에서 눈치주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소의 주인은 “여기에선 북창동 서비스가 희소성이 있어서 호기심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다. 손님들이 강남의 ‘물’ 좋은 아가씨와 북창동의 화끈한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 같다. 예전보다 매출이 좀 나은 편”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업소 주인은 “요즘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어 업소에 대해 미리 파악하고 오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업소정보를 교환하는 인터넷 사이트 몇 곳 정도는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에서 북창동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흔하지 않다. 호객꾼에게 물어물어 찾아야 할 정도로 드문 편.
이 같은 북창동식 업소들이 서울에만 머물지 않고 경기도의 일산, 부천, 성남 등지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은 북창동에서 영업하다가 옮긴 곳이 많다.
북창동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부천 소재 D업소의 주인 K씨는 “서울에서는 북창동식 업소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지만, 경기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부천만 하더라도 그리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장사하는데 부담이 덜하다. 함께 일하는 아가씨들도 업주가 더 많은 보수를 보장해주기 때문에 서울 외곽으로 많이 유입되고 있다”며 “손님 10명 중 6명은 북창동식 서비스가 가능하냐고 문의한다”고 설명했다.
북창동에서만 8년째 영업을 하고 있다는 한 업소의 영업상무는 “북창동은 윤락행위라 불리는 ‘2차’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일부 업소에는 2차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또 무교동의 몇몇 업소는 아예 술자리에서 2차까지 가능한 곳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