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 살풀이춤 - 손경순 숭의여대 교수]
─강 장관을 처음 만나게 된 과정은
▲80년대 중반쯤인데, 나와 함께 승무를 배웠던 이명경 선생이 자신의 고교 후배라면서 처음 강 장관을 소개했다. 그때부터 내가 가르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15~16년간 계속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전문가의 시각으로 볼 때 강 장관의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나.
▲천부적인 자질을 타고났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나뿐만 아니라 김수악 선생이나 이흥구 선생 등의 대가들도 한결같이 그렇게 평하고 있다. 전통무용은 머리와 외모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해야 한다. 강 장관은 가슴으로 춤을 이해한다.
─강 장관은 전통무용 예찬론을 펴는데 손 교수는 왜 언론을 피하는가.
▲솔직히 기자들이 좋은 의도로 쓴다 하더라도 아직 우리의 잘못된 인식 가운데는 ‘공직자가 무슨 춤이냐’ 하는 시각으로 삐딱하게 바라보는 것이 사실 아닌가. 괜히 강 장관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 또 어떤 기자들은 노골적으로 강 장관의 전통무에 대한 관심을 폄하하려는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강 장관과 두 살 터울이면 친구처럼 지냈을 법한데 강 장관은 어떤 사람인가.
▲정말 솔직 담백한 여자다. 거짓말할 줄 모르고, 남의 얘기 하는 것 싫어하고, 자기를 내세우려 하질 않는다. 먹고 싶은 것 있으면 싸 가지고 와서 함께 먹고, 웃음 나오는 것은 못 참는다. 장관이 됐다고 해서 그런 성격이 변할 수가 있겠나.
─강 장관은 장관을 그만두면 다시 전통무용을 하겠다고 하는데.
▲대찬성이다. 아니 꼭 그렇게 해야 한다. 장관 입각 전에 본인이 하고자했던 개인 발표회도 했으면 한다. 전직 장관이 개인 발표회 한다면 또 상업적으로 이용될 수도 있으니까, 전통무 관계자와 주변 지인만 불러서 조용히 무료로 공연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살풀이 굿거리춤 - 김수악선생]
─강 장관에 대해서 특히 남다른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통무용은 먼저 인간으로서의 기본 품성을 갖춘 후에라야만 몸에서 우아한 멋이 나온다. 강 장관은 단아하고 정직하고 성실하고 겸손하고, 한마디로 ‘된’ 사람이었다.
─선생님의 제자 시절 ‘판사고 변호사고 다 때려치우고 내 밑에서 계속 춤을 배우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잘못 알려진 말이다. 당시 판사로 나랏일을 하는 양반에게 그렇게 내 욕심만 챙길 수 있나. 하지만 어쨌든 타고난 춤씨하며 참 욕심나는 제자였다.
─최근에도 연락하는가.
▲장관이 된 후에 몇 번 전화로 안부를 물어 왔다. 건강하게 잘 계시라고. 바빠서 찾아뵙지 못해 미안하다고. 경황이 없을 텐데 이런 시골 노인네까지 잊지 않고 챙겨주니 그 마음이 참 고맙고 예쁘다.
─왜 강 장관 얘기가 나오면 무조건 피하려고만 하는가.
▲높은 데서 많은 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많이 배우고 많이 알아야 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것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자꾸 주위에서는 춤을 배웠네 어쩌네 하면서 헐뜯으려고 한다고 들었다.
[궁중무용 - 이흥구 한국종합예술원 교수]
─강 장관이 이 교수에게 궁중무용을 배웠다는 사실은 좀처럼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게 뭐 그리 중요한 일이라고 얘기를 하겠는가. 그나저나 기자는 어떻게 알았는가.
─주변으로부터 전해들었다. 장관에 임명되기 직전까지 배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햇수로만 하면 얼추 6~7년 정도 된다.
─어땠는가. 궁중무용은 전통무 가운데서도 난이도가 제법 높다고 하는데.
▲그렇다. 정말 정말 뛰어난 자질을 보였다. 오히려 지금 무용가라고 자처하는 웬만한 이들보다 훨씬 낫다.
─강 장관 스스로 계속 전통무를 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는데.
▲우선 나부터가 그렇게 하도록 권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쨌든 장관이니까 너무 이런 문제로 자꾸 어지럽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그냥 맡은 일을 편하게 잘할 수 있게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도 일절 연락하지 않고 있다.
[도살풀이춤 - 김운선 선생]
─어떤 인연으로 강 장관을 가르치게 됐나.
▲지난 96년경으로 생각되는데, 전화가 왔더라. 문화재관리국을 통해 번호를 알았다며, 한번 찾아오겠다고. 그리곤 며칠 후 사무실로 찾아왔다. 예전에 어머니(김숙자)의 공연을 두세 차례 본 적이 있는데 그때 꼭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내게 시간을 내서 좀 가르쳐줄 수 있느냐고 청해왔다.
─가르치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변호사 업무와 여러 가지 사회 활동 때문에 무척 바쁜 듯했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해서 주로 미리 연락을 하고 우리 사무실을 찾았다. 본인도 ‘좀더 시간을 내서 자주 배우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죄송스럽다’는 말을 많이 했다.
─비슷한 연배인데 춤 외에 서로 통하는 코드가 없었나.
▲그 분은 변호사 업무나 춤 외에도 워낙 다방면에 소질이 많았지만, 난 춤밖에 모르니까(웃음). 그런데 참 다정다감했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측면이 강했다. 사람 사귀는 폭이 참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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