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에서 진행된 항소심 공판에 출석한 이재현 회장.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이재현 회장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항소심 재판정에 흰 마스크에 휠체어를 탄 채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몰라보게 수척해졌다는 것이다. CJ그룹에 의하면 이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체중이 줄기 시작해 최근 몇 개월 사이에 7kg가량 급격히 감소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이후 바이러스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받고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이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은 4월 30일까지. 이에 이 회장 측은 지난 18일 재판부에 세 번째 구속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공판에 이 회장 변호인 측에서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여러 혐의 중에서도 CJ 법인자금 횡령 및 관련 법인세 포탈에 관한 부분이었다. 이 회장 변호인은 부외자금(장부에 드러나지 않는 돈) 603억 원의 조성 및 횡령에 대해 “검찰은 사적으로 착복했다는데 대해 단 하나도 입증하지 않았고, 입증에 성공하지도 못했다. 오히려 이 회장은 부외자금에 더불어 400억 원이 넘는 개인 재산을 회사의 공적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원심은 구체적 사용처에 대한 기재 없이 막연히 ‘개인용도에 임의 사용됐다’고 판단해 유죄를 인정했다”며 해당 혐의에 대해서만큼은 무죄를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들은 ‘횡령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검찰은 조성경위, 목적, 관리방법, 사용처 등을 봤을 때 이 회장의 개인 경비를 위한 횡령 혐의가 맞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번 이재현 회장의 항소심 관건은 횡령을 통해 조성한 자금을 개인적 치부를 위해 사용하였는지, 아니면 회사를 살리기 위한 경영적 판단에서 사용됐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