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에 일반인들이 경쟁적으로 누드사진을 올리고 있어 부작용이 우려된다.사진은 인터넷에 올라온 일반인의 누드. | ||
최근 ‘몸짱 아줌마’ 정다연씨(39)가 인기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를 타면서 인터넷에서는 온통 몸짱 경쟁으로 홍수를 이루다시피 하고 있다.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연예인들의 누드에 식상해하는 뭇남성들의 호기심어린 시선은 일반인들의 누드에 폭발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을 올리는 여성들은 “나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운 몸매”라거나 “내 몸매가 연예인보다 못한 게 뭐냐”는 등의 도발적 내용들로 장식되고 있다.
몸짱 선발대회를 주최하는 한 회사의 관계자는 “음모가 노출되는 헤어누드 사진까지 보내오는 등 문제가 될 소지의 사진을 솎아내는 작업에만도 애를 먹을 정도”라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놀라워하고 있다.
S사에서 주최하고 있는 한 몸짱 선발대회는 지금 최고의 화제로 자리잡고 있다. 이미 회원수만 50만 명을 넘어섰고 일반 접속자 수까지 포함한다면 1백만 명을 웃돌고 있을 정도다.
일반인들의 몸매를 뽐내는 대회라고 해서 단순히 수영복이나 속옷 차림의 사진 정도로 생각하고 들어선 이들은 그 수위에 깜짝 놀란다.
주요 부분을 교묘히 가린 ‘올누드’ 사진들이 수두룩하다. 자신의 얼굴을 정면으로 공개하는 여성들도 있다. 일반인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을 보이자 여기에 참가하는 여성들 또한 대담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처음에는 세미누드 수준의 사진을 올렸다가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자 “괜찮아요? 몇 장 더 올립니다”라며 노출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는 추세.
사진 역시 단순한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 넘는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연예인들의 누드붐에 편승해 일반 여성들이 한껏 그와 비슷한 흉내를 내고 있다.
가슴, 히프, 뒷모습의 각선미 등 본인이 자신 있는 부위를 부각시키기 위해 카메라 각도를 다르게 한다거나 전문 누드집을 흉내 낸 자극적인 포즈와 다양한 소도구 사용도 눈길을 끈다.
인터넷은 그 파급 효과가 클 뿐더러 불법적인 사진 유출의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자신의 벗은 몸이 상업적으로 악용될 위험성이 많은 상황에서 이처럼 일반 여성들의 누드 사진 올리기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은 부작용마저 우려되고 있다.
정신분석상담소 조은희 소장은 이런 현상에 대해 “자신의 성적 매력을 보여주고 싶고, 보고 싶은 근본적인 욕구가 지나쳐 자아도취, 또는 자기 과시욕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물론 ‘제2의 몸짱 아줌마’를 꿈꾸는 지망생도 많다. 실제 S사의 경우 몸짱 선발대회에서 입상하면 1억원 상당의 상금과 누드화보집을 무료 제작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기도 하다. 회사측에 따르면 누드집 제작시엔 수익금도 받고 본인이 희망하면 엔터테인먼트사와 전속 계약을 맺어 연예인으로 데뷔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특별한 목적없이 단순한 호기심과 멋진 몸매를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올렸다는 지원자들도 많다. ‘섹시 바비걸’이란 닉네임을 가진 20대 후반의 한 회사원은 “이번 대회를 소개받고 호기심에 갖고 있던 사진을 올렸다. 집에서 언니랑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거라 좀 어색하다”고 말한다.
누드 사진을 올린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이처럼 연예계 지망생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회사원이거나 공무원, 30~40대의 전업 주부들에 이르기까지 그 직업과 연령대가 다양하다.
30대 중반의 전업주부라는 ‘레드 슈’는 자신의 집 식탁 의자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남편이 찍어준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 명의 30대 주부 역시 “목욕중 장난스럽게 찍은 사진을 은근슬쩍 올려봤네요. 누가 찍어 줬냐구요? 짓궂은 우리 신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몸짱 관련 사이트를 자주 찾는다고 하는 30대 회사원 안아무개씨(33)는 “일반인의 누드는 전문 모델에 의해 특별히 연출된 것이 아니어서 더 좋다. 사진의 배경이 대부분 집안 침실이나 욕실, 모텔 등이어서 더 친근하기도 하고, 마치 엿보기하는 것 같은 묘한 심리를 자극하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지나친 누드 경쟁 과열 양상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S사에 따르면 전체 지원자 가운데 약 80%는 사이트에 올리지 못할 정도로 그 노출 정도가 심해서 아예 삭제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최근 2주 동안 온라인상에 공개된 지원자들의 사진이 2백여 장임을 감안하면 최소한 8백여 장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헤어누드를 포함해 출처가 불분명한 포르노 수준의 사진을 마구 올린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일부에서는 사진이 불법 유출되거나 상업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많다며 사진 공개에 신중을 기해 줄 것을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S사측은 “문제가 될 만한 노출의 사진은 바로 삭제하고 있으며 사진이나 신상에 관한 정보가 유출될 시에는 법적인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에는 누드붐을 타고 일부 네티즌들이 자의적으로 만든 동호회 등을 통해 사진을 서로 공유하는 현상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회원들끼리 자신들의 누드사진을 인터넷상에서 공개하고 함께 감상하는 것에서 벗어나 아예 밖에서 만나는 사례도 비일비재한 것.
6백여 명의 남녀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한 커뮤니티 ‘ㄴ’카페의 경우 정회원으로 활동하기 위한 조건으로 반드시 자신의 누드 사진을 올려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의 한 관계자는 “이들 중 일부는 회원들을 상대로 포르노 사이트를 홍보하기도 하고 카페 개설자의 사업장에 먼저 회원 가입을 하도록 유도하는 등 상업성이 짙은 커뮤니티가 많다”며 “자신의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마구 유포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누드열기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인터넷 몸짱 선발대회’로 최근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S사 역시 “사이트의 유료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하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