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장군멍군을 한 차례씩 주고받은 두 사람에게 곧바로 제3라운드의 링이 만들어지고 있다. 국회 진출에 성공한 장 당선자의 선거대책본부장이 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선거법 위반혐의로 전격 구속된 것이다.
법무부와 대검 공안부는 “직·간접적인 금품제공혐의로 입건된 선거 관계자들은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통해서라도 당선자와의 연루 입증을 밝혀 엄단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같은 검찰의 강경태도에 대해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장 당선자측이 선거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오해를 낳기에 충분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3월초 한나라당이 경북 영주 지역구의 총선 후보로 장윤석 당선자를 내세우면서부터 법조계 주변에서는 아연 긴장감이 돌았다.
이 지역에서 재선되며 탄탄한 기반을 쌓은 박시균 현역 의원을 뚜렷한 이유없이 탈락시키고 장 당선자를 전격적으로 내세웠기 때문이었다.
당시 김문수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 등이 유독 검찰 출신 인사들의 공천에 심혈을 기울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중 강 장관과 대표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장 당선자의 출마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장 당선자를 내세운 부분에 대해 ‘강 장관 흠집내기용’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 때문에 당시 박 의원을 민 최병렬 대표측과 서로 얼굴을 붉히는 등 당내 갈등도 상당했다. 당초 열린우리당 이 후보에 비해 뒤쳐지던 것으로 알려졌던 장 당선자가 역전극을 이끌며 당선되자 벌써부터 법무부 주변에서는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국회 법사위 소속이 유력시되는 장 당선자와 장관석의 강 장관이 서로 공세를 펼치게 될 입장에 놓여 있기 때문.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장 당선자측의 우 본부장이 전격 구속되자 또다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우씨의 구속 사유는 선거 운동기간 중에 한나라당 경북 영주 지역 읍·면·동책 14명에게 각각 30만원씩을 돌린 혐의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장 당선자의 초등학교 동창인 박아무개씨에 대해서도 금품 살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누나인 장아무개씨 관련설도 불거지고 있다.
장 당선자측에서는 “우씨의 경우 당선자와 딱히 친분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 선대본부장이지 사실 그 직함도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거본부 사무실의 한 관계자는 “이 지역의 현역 도의원인 우씨는 당초 당선자와 공천경쟁을 하던 사이였고, 이번 선거 과정을 통해서 알게 된 사람”이라며 장 당선자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선대본부장이라고 해서 특별히 우리 사무실에 출근한다던가 회의에 참석한 일조차도 없었다. 당선자도 ‘그런 것 없이도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는데 괜히 옥에 티가 됐다’고 불편한 모습이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북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돈을 전달했다는 사람과 장 당선자 누나의 행방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며 “그 두 사람이 현재 출석을 않고 있어 조속히 수사를 마무리짓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수사를 바라보는 경찰청 내 시각에서도 당선 무효로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심지어 장 당선자측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표적수사의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경북 경찰청측이 장 당선자 선거본부 사무장의 부채관계까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그 같은 의구심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수사 관계자는 “현재의 상황만 놓고 보면 당선 무효까지 가는 것은 어렵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수사라는 것이 하다보면 어디가 어떻게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것이니까 지금 섣불리 단정할 순 없다”고 밝혔다.
강 장관측과 장 당선자측은 주변에서 자꾸 두 사람을 대립시키고자 하는 구도에 대해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괜히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특히 강 장관 측근들은 “강 장관은 장 당선자와의 관계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언급하는 것을 별로 바람직스럽게 여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검측도 “선거 사범은 여야든 누구든 가리지 않고 드러나는 대로 원칙대로 수사할 뿐”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장 당선자 역시 주변의 관계자를 통해 “(지난해 검란 파동은) 이미 잊은 지 오래다. 이제는 국회의원의 직무에만 충실할 생각”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어쨌든 17대 국회에서 창과 방패로 다시 만난 강금실 장관과 장윤석 당선자의 한판승부가 어떻게 이뤄질지 세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