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수수색을 당하지 않은 채 지금껏 잠겨있는 브로커 우씨 집 현관(왼쪽)과 우씨의 최고급 승용차. | ||
경찰에 따르면 우씨는 자신의 전력에 대해 거의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작은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기도 하고 이것저것 사업을 시도했다고만 알려졌을 뿐이다. 우씨는 서른 살인 1995년부터 병역 브로커로 일해왔고 96년 한 차례 병역 비리에 연루돼 처벌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우씨가 처음부터 수사에 ‘협조적’이었다고 밝혔다. 때문에 경찰도 우씨의 집과 사무실에 대해 따로 압수수색을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우씨가 검거된 직후 관련 자료들을 자발적으로 넘겨줬기 때문에 따로 압수수색을 벌일 필요가 없었다는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씨 사무실이나 집에 또 다른 병역 비리의 흔적이 남아 있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우씨는 평소 꼼꼼한 성격으로 자신이 만난 사람, 연락처, 용무 등을 기록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수첩과 진술로 이미 범행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난 상태이기는 하나, 평소 그의 면면으로 보아 사무실이나 집에 또 다른 병역비리의 단서가 남아 있을 개연성도 있는 셈이다. 우씨가 검거된 후 경찰에 협조적으로 나온 것도 사무실 컴퓨터 등에 감춰진 자료가 공개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 기자가 찾아간 우씨의 서울 수서동 집과 청담동 사무실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우씨가 집과 사무실에 같이 설치해놓은 첨단 ‘숫자키 도어’는 그의 주도면밀한 성격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이웃주민들에 따르면 우씨의 부인은 우씨의 집이 방송 뉴스에 나온 뒤 곧바로 갓난아이를 데리고 친정집으로 갔다고 한다.
우씨 사무실이 들어서 있는 건물의 관리대장에도 그는 어떤 비상연락처도 남겨 놓지 않았다. 다른 입주자들이 2∼3개의 전화번호를 적어놓은 것과는 달리 우씨는 자신의 이름만 등록해 놓았을 뿐이었다. 또한 관리사무실에서도 우씨 사무실 숫자키의 비밀번호를 몰라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과연 우씨의 비밀 사무실에 드나든 사람들은 어떤 이들이었을까. 혹시 이들 가운데 우씨가 끝내 감추려 하는 제3의 인물이 포함돼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