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출감한 ‘양은이파’ 보스 조양은씨는 현재 강남에서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다. | ||
조씨는 2002년 10월 출감 이후 신학대학원을 졸업했고, 현재 강남의 한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음식점에는 가게 문 닫을 시간에만 들러서 결산만 할 뿐 상근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로서는 별로 특이 동향이 없다”고 밝혔다.
매스컴에 자주 등장한 김씨와 조씨에 비해 이동재씨의 행적은 두터운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의 동향을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경찰에서도 관심에서 벗어났다는 투다.
호남 주먹의 원로급 인사인 이아무개씨는 “최근 (이씨가) 미국 생활을 거의 정리하고 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서방파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들리는 얘기로는 이씨가 미국에서 사업(슈퍼마켓) 실패로 큰 곤란을 겪었다고 한다. 택시기사도 했다더라. 가족 문제 때문에 최근 한국과 미국을 왔다갔다 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이들 세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우선 모두 전남 출신이고 70년대 광주에서 주먹 생활을 시작, 이후 차례로 상경해서 서울 장안을 점령했다. 나이도 ‘사실상’ 모두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방파 출신의 한 인사는 “일부 언론에서는 김씨가 조씨보다 두 살 많은 것으로 쓰고 있지만 실제 두 사람은 50년생 동갑”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씨 또한 51년생이지만 학교에 빨리 들어가서 세 사람이 실제 동기들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조씨는 최근 김씨의 출소와 관련해서 자신의 동향이 다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언짢은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지난해 9월에도 당시 기자가 김씨와 관련된 질문을 꺼내자 “지금 내게 그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은 대단한 실례가 아닌가”라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변에 따르면 조씨는 최근 캐나다 또는 호주로의 이민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 1월 병실에 입원중이던 당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의미로 (신문사가) 주선해 준다면 조씨, 이씨와 공개석상에서 만나 화해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김씨 역시 조씨에 대해 여전히 감정의 앙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한 측근은 “그래도 김씨는 자신이 석방됐을 89년 당시 수감중이던 조씨에게 면회도 가는 등 성의를 보였는데, 조씨는 95년 석방된 이후 김씨를 일절 찾지도 않았다. 김씨도 많이 서운해 했고, 나 역시도 실망을 크게 했다”고 전했다. 호남주먹의 원로급으로 통하는 이아무개씨는 “태촌이는 양은이를 자신과 동일한 보스급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과거 태촌이는 자신이 천하통일을 했다고 자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반면 두 사람과는 달리 이씨는 한국에 자주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하는 형편이라고 전해진다. 왕년의 한 주먹 출신 인사는 “이씨의 경우 당시 도망가다시피 나갔기 때문에 왕년의 부하들 앞에 다시 나서기에는 좀 체면이 안 서는 면이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이 바닥에서 이젠 영향력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세 사람 모두 한때의 영화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세상은 달라졌다. 돈이 있어야 옛 보스고 뭐고 체면 유지를 할 수 있다. 이씨는 사실상 돈이 없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한다. 그래서 드러나지도 못한다. 조씨 역시 95년 출감 이후 두 번씩이나 다시 감방을 드나든 것도 결국은 돈 탓이 컸을 것이다. 자신의 위상을 여전히 과시하는 데 돈이 필요한 것이다. 이 바닥의 의리란 것도 이젠 다 옛말이다. 돈이 곧 의리이다. 돈의 위력이 없으면 보스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김씨는 최근 언론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서울대병원 VIP실에 머무는 등 여전히 왕년의 보스로서 ‘체면치례’를 하고 있다. 아마도 김씨에게는 아직도 힘이 좀 남아 있는 모양”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