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성 외 대기업서도 고위공직자 영입이 활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국본무 LG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 ||
그러나 어디 삼성만 그랬을까. 현대, LG, SK 등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앞다투어 고위 공직자들을 영입, 각종 기업활동의 중심에 내세워 왔다. 고위 공직자들의 분포는 재정경제부나 산업자원부 등 정부부처에서부터 감사원, 금융감독원 등 감독기구에서 국방부 등에까지 전방위로 뻗어 있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취업제한 대상공직자 퇴직 및 취업현황(2002~2004년)’은 이를 보여준다.
‘삼성’이 펼쳐든 우산속에 감춰져 있는 대기업들. 지난 3년간 이들 기업으로 날아간 ‘우리시대 재상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현대 삼성과 재계순위 1~2위를 다퉈왔던 현대는 그 이름에 걸맞게 지난 3년간 다수의 고위공직자들을 영입하고 있음이 이번 명단을 통해 확인됐다. 확인된 사람만 2004년 12월31일 현재 십수 명에 달했다. 특히 현대의 경우 삼성과는 다르게 군 장성인사들을 대거 영입한 사실이 확인됐고 재경부나 감사원 등 경제부처 관료들의 명단도 다수가 눈에 띈다. 관료영입 1위 기업인 삼성이 판·검사들의 영입에 전력의 50% 이상을 투여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지난 3년간 현대는 단 한 명의 검찰 출신 인사도 영입하지 않아 관심을 모은다.
공정거래위원회 1급 출신의 이동욱씨는 2002년 1월 공직에서 물러난 뒤 기아자동차 상임고문이 됐고 한국자산관리공사 이사였던 류창현씨와 김동주씨는 2003년 2월 각각 현대캐피탈 이사와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재경부 산하 한국수출입은행 정문모 전 전무이사의 경우 2002년 5월 퇴직한 후 1년 뒤 현대중공업 사외이사에 임명됐으며 한국산업은행 이사를 지낸 김기성씨는 2003년 6월 퇴직, 4개월 뒤인 2003년 10월 현대오일뱅크 고문에 올랐다.
또 유일한 법조관료 출신인 오아무개씨(전 법무부 서기관)는 2002년 10월 현대미포조선 이사로 새 삶을 시작했다.
국방부 출신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장성 출신의 변무근, 임반웅씨였다. 그들은 2003년 1월 전역한 후 같은 해 8월 나란히 현대중공업 상무와 이사로 취임했다. 또 같은 장성 출신의 이상돈씨도 2002년 11월 전역, 2004년 4월 현대스틸산업 부사장에 올랐다.
국방부 대령을 지낸 최아무개, 김아무개씨는 각각 현대중공업의 비상계획관과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2002년 1월) 영관급 장교 출신의 한아무개씨도 2002년 12월 전역 이후 2004년 1월 현대미포조선 비상계획관에 임명됐다. 또 다른 영관급 장교 출신의 김아무개씨는 2002년 3월 전역이후 2004년 2월 현대 S-Oil 비상계획관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2003년 8월 퇴직한 후 2004년 1월 현대삼호중공업 비상계획관에 임명된 안아무개와 명아무개(기아자동차), 이아무개씨(현대중공업) 등도 있다.
LG LG도 공격적인 관료영입 대열에서 열외가 아니었다. 금융감독원 1급을 지낸 이종호씨가 지난 2002년 5월 퇴직한 후 LG투자증권 감사로 자리를 옮긴 것을 시작으로 금융감독원 국장 출신의 윤아무개씨도 LG화재해상보험의 감사로 자리를 옮겼다(2003년 6월). 검사 출신의 67년생 이종상씨는 2003년 8월 퇴직 이후 곧바로 LG 법무팀 상무로 새 자리를 잡았다.
금감원 1급이었던 김호용씨는 2004년 6월 퇴직과 함께 LG투자증권 감사가 됐고 2002년 4월 공직을 떠났던 진념 전 재경부 장관은 2004년 3월부터 엘지전자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군 장성 출신 인사의 영입으로는 2004년 5월 LG CNS 부사장에 오른 황철준 전 장군이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SK 금융감독원 2급 출신의 강아무개씨는 2002년 5월24일 금감원을 퇴직, 다음날인 25일자로 SK증권 감사로 자리를 옮겼고 정보통신부 4급 서기관 출신의 하아무개씨는 2001년 12월 퇴직한 후 2002년 1월에는 SK텔레콤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청와대 비서실 3급 출신의 강아무개 전 행정관은 2003년 12월 퇴직 이후 2004년 4월 SK(주) 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2004년 7월 SK 윤리경영실장 겸 부사장으로 임명된 김준호씨는 부산지검 부장검사 출신이다.
강원랜드 카지노 운영회사인 강원랜드로 자리를 옮긴 전직 관료들도 몇몇 있었다. 산업자원부 4급 서기관을 지낸 한아무개씨는 2002년 3월 퇴직과 함께 강원랜드 경원지원본부장으로 자리 옮겼으며 대통령경호실 4급 출신의 엄아무개씨도 2003년 8월 퇴직과 함께 강원랜드 팀장으로 새출발을 시작했고 산자부 서기관 출신의 최아무개씨는 2004년 3월 강원랜드 본부장에 올랐다. 또 산림청 임업서기관을 지낸 이아무개씨는 2004년 3월 강원랜드 자문위원에 위촉되어 활동하고 있다.
김&장 김&장 법률사무소는 대한민국 최고 로펌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다수의 고위공직자들을 받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재정경제부 장관을 맡고 있는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2002년 7월 대통령비서실을 그만두고 잠시 몸을 담았던 곳이 바로 김&장 법률사무소(고문)였다.
2002년에는 산업자원부에서만 총 3명의 3·4급 실무 관료들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고 대검찰청의 검사로 재직하던 사시 29회 조준형 전 검사와 광주지검 부부장 검사 출신의 김수목 변호사도 2002년 퇴직과 함께 김&장 식구가 됐다. 현재 김 변호사는 삼성기업구조조정본부 법무실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특허청 4급 관료 출신인 양아무개(변리사)씨도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특히 김&장 법률사무소는 2002년 한 해 동안 집중적으로 관료들을 영입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었다.
고위공직자 출신 기업진출 현황 2002.1.1~2004.12.31
퇴직당시 소속기관 | 직위(직급) | 성명 | 퇴직일자 | 취업업체 | 취업직위 | 취업일자 | 비고 |
공정거래위원회 | 1급 | 이동욱 | 2002-1-17 | 기아자동차 | 상임고문 | 2002-2-15 | |
법무부 | 4급 | 오○○ | 2002-6-30 | 현대미포조선 | 이사 | 2002-10-16 | |
한국자산관리공사 | 이사 | 류창현 | 2001-9-26 | 현대캐피탈 | 이사 | 2003-2-5 | |
한국자산관리공사 | 이사 | 김동주 | 2003-2-6 | 현대캐피탈 | 고문 | 2003-3-10 | |
재정경제부(한국수출입은행) | 전무이사 | 정문모 | 2002-5-19 | 현대중공업 | 사외이사 | 2003-3-14 | |
재정경제부(한국산업은행) | 이사 | 김기성 | 2003-6-30 | 현대오일뱅크 | 고문 | 2003-10-6 | |
국방부 | 대령 | 최○○ | 2001-10-31 | 현대중공업 | 비상계획관 | 2002-1-1 | |
국방부 | 대령 | 김○○ | 2001-2-28 | 현대중공업 | 부장 | 2002-1-3 | |
국방부 | 장관급 | 변무근 | 2003-1-27 | 현대중공업 | 상무 | 2003-8-1 | |
국방부 | 장관급 | 임반웅 | 2003-1-27 | 현대중공업 | 이사 | 2003-8-1 | |
국방부 | 영관급 | 김○○ | 2002-3-31 | S-OIL(주) | 비상계획관 | 2004-2-1 | 현대 |
국방부 | 장관급 | 이상돈 | 2002-11-15 | 현대스틸산업(주) | 부사장 | 2004-4-19 | |
국방부 | 영관급 | 한○○ | 2002-12-31 | (주)현대미포조선 | 비상계획관 | 2004-1-1 | |
국방부 | 영관급 | 안○○ | 2003-8-31 | (주)현대삼호중공업 | 비상계획관 | 2004-1-1 | |
국방부 | 영관급 | 명○○ | 2003-12-30 | 기아자동차 | 예비군연대장 | 2004-7-1 | |
국방부 | 영관급 | 이○○ | 2003-12-31 | 현대중공업 | 비상계획관 | 2004-1-1 | |
금융감독원 | 국장 | 윤○○ | 2003-6-10 | LG화재해상보험 | 감사 | 2003-6-11 | |
대검찰청 | 검사 | 이종상 | 2003-8-27 | (주)LG | 상무 | 2003-9-1 | |
금융감독원 | 1급 | 이종호 | 2002-5-24 | LG카드 | 부사장 | 2004-3-25 | |
금융감독원 | 1급 | 김호용 | 2004-6-23 | LG투자증권 | 감사 | 2004-6-4 | LG |
재정경제부 | 장관 | 진념 | 2002-4-14 | LG전자 | 사외이사 | 2004-3-12 | |
국방부 | 장관급 | 황철준 | 2003-11-30 | LG CNS | 부사장 | 2004-5-3 | |
정보통신부 | 4급 | 하○○ | 2001-12-31 | SK텔레콤 | 팀장 | 2002-1-1 | |
금융감독원 | 2급 | 강○○ | 2002-5-24 | SK증권 | 감사 | 2002-5-25 | |
대통령비서실 | 3급상당 | 강○○ | 2003-12-31 | SK(주) | 이사 | 2004-4-1 | SK |
금융감독원 | 2급 | 김○○ | 2004-5-27 | SK생명보험 | 감사 | 2004-5-28 | |
건설교통부(고속철도건설공단) | 부이사장 | 김달중 | 2002-11-21 | SK건설(주) | 고문 | 2004-4-12 | |
대검찰청 | 검사 | 김준호 | 2004-6-29 | SK(주) | 부사장 | 2004-6-15 |